인연
미화되어 아련해지고도
응어리가 가득 찬 재 남아있다.
눈을 감고 그림자를 찾다
이내 발을 헛디뎌 넘어진다.
평소라면 바닥을 짚고 일어날 텐데
의지할 기둥을 찾는다.
옆에 뭐라도 있어야 한다는 마냥
팔을 위로 휘젓는다.
넘어지고 또 넘어진다.
응어리에 아프고 짓눌러서 눈물이 난다.
엉엉 울고 싶어도 이게 무슨 감정인지
내가 뭘 하고 있는 건지
온연히 이해하지 못하는 바람에
흐르는 눈물을 지켜만 본다.
내가 나일 때가 있고,
내가 나를 잃어버릴 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