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를 꿈꾸는 육아휴직자의 이야기

4. 꽃비

by 정서우

봄이 흐른다.

4월까지 이어지는 꽃샘추위의 매서운 바람과 빗방울 공격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선분홍빛, 혹은 노오란 색깔로 여기저기에서 제 모습을 뽐내더니 어느새 싱그러운 초록에 죄다 잠식되어 버렸다. 고운 색감의 꽃잎들은 드문드문 나무에 남아 마지막 제 모습을 기억해 달라고 소리치고 있고, 나머지는 후드득 바람과 함께 자취를 감추었다. 그럼에도 못내 자신이 잊혀지는 게 아쉬웠던지, 싱그러운 봄바람을 타고 여기저기 나부끼고 있다.


꽃비.


이 얼마나 아름다운 단어인가? 다른 계절에는 허용되지 않는다. 다른 꽃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오직 봄에 떨어지는 벚꽃잎에게만 붙여줄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단어가 바로 '꽃비'이다. 살아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하고 평화로운 일인지, 꽃비를 맞으며 잠시 생각해 본다. 그렇게 행복을 만끽하는 찰나에 주차되어 있는 차에 붙어있는 광고글에 눈이 간다.


"행복도 배울 수 있습니다."


법률스님의 즉문즉설을 듣고 행복을 배우고 연습하여 내 것으로 만드는 온라인 수업이라고 한다. 내 마음에 깃든 마음의 평화가 바로 이 광고를 끌어당겼으리라. 휴직이 나에게 선물해 준 건 단순한 시간적인 여유가 아니라 정신적으로 지쳐있는 내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인 것 같다. 꽃비와 행복. 오늘 나는 누구보다 큰 선물을 받고 하루를 알차게 보내리라 스스로에게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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