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너무 쉽게 판단한다
"사람들은 내가 무슨 차를 타고 다니고
무슨 옷을 입고 다니는지를 보고 난 후
나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를
결정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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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급 차를 몰고 온 동생에게
점심을 대접받으며
그간의 이야기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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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은 기업 대상으로 영상 관련 일을 주로 하는데
구제 사역으로 유명한 기관의 일을 도왔다.
기관이 좋은 일을 한다고
거의 무료에 가까운 임금을 몇 년째 받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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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는 그 회사의 임원이
'왜 임금을 몇 년 동안이나
올리지 않는지'를 물었다고 한다.
귀한 일을 하기에 자신도 동참하는 마음에서
임금을 올리지 않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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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뒤에 관련 부서의 담당자에게 연락이 왔다.
자신에게 지급하던 임금을 더 삭감하라고
임원이 지시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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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존재를, 나의 호의를
얼마나 우습게 생각하고 있는지!'
동생은 임원의 지시를 듣고는
바로 최고급 차를 계약했다고 한다.
가만히 있으면 가마니로 본다는 말처럼
동생은 가마니로 보이지 않도록
태도를 바꿔 행동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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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사람들과 예전의 관계를 갖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자신을 함부로 대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나는 이 상황이 너무 안타까웠고 슬펐다.
주변에서 흔하게 만날 수 있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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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마음인지 알지 못한 채,
무슨 차를 타고, 어떤 옷을 입고,
어떤 시계를 차고 다니는지를 보고
그 사람의 지위와 수준을 판단하거나,
한 사람의 가치를 계산기를 두드려서
얼마나 쓸모 있는지,
값이 얼마나 나갈지 소급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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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다닐 때,
자취방에서 하나님께 이런 기도를 드렸다.
'사람들은 이런 가치들로 판단하지만,
그 기준으로만 사람을 바라보는 것은
너무 슬픈 것 같아요.
눈에 보이지 않지만,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가치로
사람의 존재를 만날 수는 없을까요?
그런 가치를 품고 살아갈 수는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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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풍경 #157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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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사람의가치 #긴장사회 #존재 #하나님
#임금협상 #임원 #포르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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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다 적고 난 후,
좋아하는 배우의 소식을 듣게 되었다.
가장 좋아하는 드라마로 '나의 아저씨'를
꼽을 만큼, 자주 대사를 인용하기도 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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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글에서 말한 것처럼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마음인지 알지 못하기에,
실제의 사정을 알지 못하기에
그에 대한 판단을 유보한다는 말을 자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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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내 말을 너무 우유부단하다고 평했다.
나도 알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이미 가혹한 말들은 넘칠 만큼 가득하다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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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에서 가장 좋아하는 문장 하나가
'죄가 가리어짐을 받는 사람들은 복이 있다.'라는 말이다.
나는 그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의 죽음을 애도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