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요셉 Jan 29. 2024

달고 쓴 한라봉

아프고 다정한 희철이

달고 쓴 한라봉

며칠 전에 집에 한라봉이 선물로 들어왔다.

발신인이 따로 없어서 누가 보냈나 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희철이가 보냈단 걸 알게 되었다.

자기가 먹고, 한라봉이 맛있었는데

온유와 소명이가 생각나서

동생들 먹으라고 보냈단다.

자신의 인생만으로도 상하고 아플 텐데

따뜻한 마음이 느껴져서 눈물이 났다.

이 가정을 생각하면

어떻게 기도해야 할지 모르겠다.

희철이는 어머니가 46살에

늦둥이로 태어났다.

3살에 열경련으로 뇌 병변을

가지게 되었고, 그로 인한 상실로

아버지마저 돌아가셨다.

희철이와 어머니, 둘이서 의지해서

살아가다가 희철이는 파킨슨 판정까지 받았고

어머니는 크고 작은 질병으로

수술하고 투병 중이다.

안부를 묻는 전화에

보고 싶지만 투석까지 더해져서

이제는 힘들 거라고 말끝을 흐리신다.

내가 누군가를 온전히 책임질 수 없기에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한 가지를 하는 것을

자주 말하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제는 힘들거라는 말'이

이렇게 무력하게 만드는 말이었나?

할말하않이다.

인생의 파고가 우리를 절망하게 한다.

그래서 이 단 과일이 이토록 달지만 쓰고,

감사하지만 아픈지 모르겠다.

인생은 행복한가? 아름다운가?

잘 모르겠다.

그러나 인생을 통해 배우는 것은

살아가는 것,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힘을 내어. 함께. 힘을 내자. 함께.

<노래하는 풍경 #1591 >

#달고쓴 #한라봉 #과일선물 #고맙다 #할말하않

#투석 #파킨슨 #뇌병변 #기도하자 #기도는무력하지않기에


매거진의 이전글 믿음 없는 기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