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가 널린 풍경을 좋아합니다..
여행을 다닐 때
늘 제 눈을 사로잡는 풍경 중 하나는
바로 빨래입니다.
빨래가 널린 풍경은 언제 봐도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식구는 몇 명인지, 누가누가 살고 있는지
어떤 생김새일지 다 상상이 되거든요.
빨래를 좋아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빨래에 스며드는 햇빛 내음 때문입니다.
볕 좋은 날은,
이불을 몽땅 걷어 옥상으로
가지고 올라갑니다.
팡. 팡. 팡.
이불을 소리나게 털고는
햇볕 아래 반나절을 널어놓습니다.
아내가 처가댁에 간 날,
문득, 집이 너무 허전하게 느껴져서
이불을 들고 다시 옥상으로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이불과 함께 옥상에서
봄볕을 만끽했습니다.
아내가 없는 빈 집을 햇빛 내음으로 채우니
마음이 다시 따뜻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