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과 요나단
친구의 많고 적음이 문제가 아니다.
마음을 나눌 한 사람이 있다면 된다.
친구가 될 수 있고, 가족이나
어른이나 아이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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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기가 시작되고 아이들은
성격에 따라 적극적이거나
소극적이거나 친구를 만나게 된다.
그 일이 꽤나 어려운 아이들이 있다.
어제 세움의 이경림 대표와
나눈 말들이 머릿속에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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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용자 자녀들은 신학기마다
자신의 부모와 가족에 대해서
이야기를 꾸며 내야 한다.
사실을 사실로 말하지 못하는
어려움뿐 아니라, 거짓을
그대로 옮기는 것도
무척 난감하고 어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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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년마다 만나야 할 공포를
이겨낼 방법은 많지 않다.
조금 더 뻔뻔해지거나, 아니면
옆에서 기댈만한 비밀친구가
있어 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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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을 요청하는 다윗에게
응답하기 가장 곤란한 사람이
요나단이다.
요나단은 아버지의 뒤를 이어
이스라엘을 통치할 왕세자다.
다윗이 정치적으로 가장 두려워해야 할
상대가 자신의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다윗의 편이 서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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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나단은 침묵하지 않고
다윗의 비밀친구가 되어준다.
비밀 친구가 되어 주겠다는
그의 태도는 겸손하다 못해
충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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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나단은 다윗에게
자기 집에 영원히 인자(헤세드)를
끊지 말 것을 요청한다.
다윗은 요나단의 이 말이
부담스러울까?
평생 동안 요나단의 집에
신실해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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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나단의 이런 요구는
위기에 처한 다윗에게
하나님의 위로와 같았을 것이다.
왕의 위협 앞에 떨고 있는 다윗에게
요나단은 하나님이 기름 부으신
그날을, 블레셋의 거인을 넘어 트린
시간들을 떠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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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한참 흐른 후,
요나단은 블레셋과의 전투에서 죽게 되고
또 한참의 시간이 흐른 후
다윗이 왕이 되어 이스라엘을 통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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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를 내다보기에 지금은 너무 먼
미래거나 과거다.
그러나 요나단은 하나님의 시간을 믿었다.
약속의 당사자들 사이에 증인으로 서신
하나님 앞에 진실했다. (삼상 20:23)
요나단도, 다윗도 보이지 않는
증인 앞에 약속한 대로 살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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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요나단이 없는 시간에도
다윗은 요나단의 아들 므비보셋에게
신실함을 보였다.
하나님 앞에 보인 그들의 신실함은
무정한 시대를 살아가는 나를 부끄럽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