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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요셉 Mar 08. 2023

무정한 시대, 신실한 비밀친구

다윗과 요나단


친구의 많고 적음이 문제가 아니다.

마음을 나눌 한 사람이 있다면 된다.

친구가 될 수 있고, 가족이나

어른이나 아이가 될 수도 있다.

신학기가 시작되고 아이들은

성격에 따라 적극적이거나

소극적이거나 친구를 만나게 된다.

그 일이 꽤나 어려운 아이들이 있다.

어제 세움의 이경림 대표와

나눈 말들이 머릿속에 남아 있다.

수용자 자녀들은 신학기마다

자신의 부모와 가족에 대해서

이야기를 꾸며 내야 한다.

사실을 사실로 말하지 못하는

어려움뿐 아니라, 거짓을

그대로 옮기는 것도

무척 난감하고 어려운 일이다.

매 년마다 만나야 할 공포를

이겨낼 방법은 많지 않다.

조금 더 뻔뻔해지거나, 아니면

옆에서 기댈만한 비밀친구가

있어 주는 것.

도움을 요청하는 다윗에게

응답하기 가장 곤란한 사람이

요나단이다.

요나단은 아버지의 뒤를 이어

이스라엘을 통치할 왕세자다.

다윗이 정치적으로 가장 두려워해야 할

상대가 자신의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다윗의 편이 서게 된다.

요나단은 침묵하지 않고

다윗의 비밀친구가 되어준다.

비밀 친구가 되어 주겠다는

그의 태도는 겸손하다 못해

충격적이다.

요나단은 다윗에게

자기 집에 영원히 인자(헤세드)를

끊지 말 것을 요청한다.

다윗은 요나단의 이 말이

부담스러울까?

평생 동안 요나단의 집에

신실해야 한다고?

요나단의 이런 요구는

위기에 처한 다윗에게

하나님의 위로와 같았을 것이다.

왕의 위협 앞에 떨고 있는 다윗에게

요나단은 하나님이 기름 부으신

그날을, 블레셋의 거인을 넘어 트린

시간들을 떠올린다.

시간이 한참 흐른 후,

요나단은 블레셋과의 전투에서 죽게 되고

또 한참의 시간이 흐른 후

다윗이 왕이 되어 이스라엘을 통치한다.

그때를 내다보기에 지금은 너무 먼

미래거나 과거다.

그러나 요나단은 하나님의 시간을 믿었다.

약속의 당사자들 사이에 증인으로 서신

하나님 앞에 진실했다. (삼상 20:23)

요나단도, 다윗도 보이지 않는

증인 앞에 약속한 대로 살아갔다.

그래서 요나단이 없는 시간에도

다윗은 요나단의 아들 므비보셋에게

신실함을 보였다.

하나님 앞에 보인 그들의 신실함은

무정한 시대를 살아가는 나를 부끄럽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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