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제 되지 않는 일 앞에서
종일 몸에 힘이 없었다.
긴장한 줄 몰랐지만 긴장했고
피곤한 줄 몰랐지만 피곤했다.
끝없이 이어진 해야 할 일 앞에서
피로함을 느꼈던 것 같다.
통제되지 않는 일 앞에서
나는 잠깐 일을 멈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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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다 통제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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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울은 자신 앞에 벌어지는 일들에 분노한다.
왕이지만 자기 통제할 수 없었다.
다윗을 향한 자신의 분노를
이해하는 이들도 없었고
신하들뿐 아니라 자신의 아들조차
자신의 마음에 차지 않는다.
아히멜렉을 처단하라는 자신의 명령에
신하들은 뒤로 물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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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사장을 칼로 치라는
왕의 명령이 우스운가?
하나님은 두려워하지만
왜 내 말은 두려워하지 않는가?
나는 왕인데. 왕의 명령이 두렵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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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를 놓치지 않았다.
기회주의자는
왕의 명을 따랐을 뿐 아니라,
명령하지 않은 일까지
서슴없이 실행했다.
제사장의 도시에 피비린내가 진동한다.
85명의 제사장과 성읍의 남녀, 아이들과
젖먹이와 가축들까지 남겨 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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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울은 충성을 요구했고
도엑은 칼춤을 추며 사울의 명을 따랐다.
그에게는 도엑과 같은 이만 남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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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통제되지 않는다.
왕이던, 사업가던, 재벌이건
권력가라도, 누구도 인생을, 운명을,
하나님을 통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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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담한 소식을 들은 다윗은 자책한다.
부모와 가족을 잃은 아비아달에게
자신의 잘못임을 고백한다.
그에게 식구가 늘었다.
통제할 수 없는 오늘을
통제할 수 없지만 순종할 수 있다.
함께 아파하고, 책임지려는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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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하지 않았습니다.
울다 보니 여기까지 왔습니다. '
다윗의 고백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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