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블루, 코드블루 00 병동 코드블루
CPR팀으로 합류하여 병동을 향해 뛰기 시작했다. 병실에 도착해 환자 상태를 파악하였다.
심장이 멎은 환자는 병실 바닥에 누워있었다. 바로 흉부압박을 시작하였다. 그 후에 기도확보와 수액주입 시작. 그리고 기관삽관, 3분마다 에피네프린 투여. 환자가 자발 순환 회복으로 돌아올 때까지 숨 가쁘게 이어지는 심폐소생술 cylcle....
리듬을 확인했으나 환자의 심장은 돌아오지 않았다. 바로 150J 제세동 시행. 환자 반응 없음.
그리고 바로 다시 이어지는 심폐소생술... 30-40분여의 사투 끝에 '환자의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했다.'
비 온 듯 쏟아진 땀을 닦아내며, 보호자에게 연신 괜찮다고 말씀드렸다.
환자의 심장이 돌아왔음에도 나는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았다. 심장이 돌아온 후 중환자실에서 후속치료를 버티며 다시 눈을 뜨는 사람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나는 포기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나는 간호사이기 때문이다. 환자 곁을 지키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돌봄이 절실하다.
'20, KOSIS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면허를 가진 간호사는 43만 6,340명에 이른다. 권역외상센터 등의 생명의 최전선에서부터 지역사회 보건의료 분야까지 다양한 일들을 하고 있다. 그만큼 간호사는 우리의 곁에 가까이 있으며, 환자 곁을 지키는 사람이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이후 간호사와 같은 전문보건인력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되었다.
그러나 환자 곁을 지키던 간호사들이 어느덧 한 명 두 명 병원을 떠나가기 시작했다.
그저 내 환자를 지키고 싶었다.
하지만 환자를 지키기 위해서
자신이 먼저 보호와 보살핌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다.
간호사조차도 잊고 있었던 스스로의 '돌봄'에 대한 중요성
즉, 돌봄이라는 노동의 가치를 국가와 사회가 빨리 깨닫고 보건인력에 대한 처우개선과 인력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그러기 위해서 간호법 제정은 간호사뿐만 아니라 국민의 건강을 위해서도 신속하게 처리해야 할 사안이다.
더 이상 영웅이 나와서는 안된다.
코로나를 계기로 그동안 잊고 있었던 의료진 및 간호사의 중요성에 대해서 깨닫고 감사인사를 보낸 사람들이 많았다. 특히 소셜미디어를 통해서 '덕분에' 챌린지가 유행이 되었고, 대통령을 비롯한 많은 유명인사들이 의료진을 격려하였다.
하지만 오로지 립서비스뿐이었다. 여전히 간호사의 처우는 그대로이고 인력 문제로 인해서 고통을 받고 있었다.
다른 나라에 비해서 대한민국의 간호사는 평균적으로 1인당 16.3명의 환자를 간호하고 있다. 노동시간이 길고 휴식시간마저도 갖기 어려운 현실이다. 따라서 근무환경의 개선이 필요하다.
시대가 어려워질수록 사람들은 '영웅'이라는 존재를 그리워하게 된다. 그래서인지 열악한 환경에서 코로나와 싸워준 간호사를 비롯한 보건인력이야 말로 우리 사회의 영웅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더 이상 영웅이 나와서도 영웅을 필요로 하는 사회가 되어서도 안 된다.
살고 싶다.... 그리고 살리고 싶다.
코로나는 간호사의 열악한 환경과 처우문제 그리고 인력부족문제를 수면 위로 떠오르게 하였다. 하지만 늘어만 가는 코로나 환자와 병상수로 인해서 이러한 문제를 말할 여유조차 갖지 못하였다.
이대로 간호사는 포기하고 주저앉아야만 하는 걸까? 환자 곁을 떠나야만 하는 걸까? 국가가 우리 사회가 간호사를 그리고 보건인력의 어려움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환자를 살리고 싶어 하는 간호사.
간호사 또한 살고 싶다.
이 글은 현재까지도 밤낮없이 환자 곁을 지키는 보건인력, 특히 대한민국의 모든 간호사의 처우개선과 인력문제해결을 바라는 필자의 소망을 담은 글이다.
돌봄은 환자뿐만 아니라 간호사에게도 필요하다. 따라서 간호법제정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간호법은 간호사만을
위한 법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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