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책 이야기

안녕하세요. 김 이모지입니다.

by 팔구년생곰작가






요즘 들어 나는 일명 아이폰의 '이모지'라고 불리는 이모티콘에 푹 빠져있다. 누군가와 채팅창에 대화를 할 때도 SNS의 메인사진에도 항상 나를 대표하는 '이모지' 사진을 첨부해 놓는다.



이모지

감정을 표현하는 유니코드의 그림 문자 처리 기술.

일본어 ‘그림(絵, 에[え])’과 ‘문자(文字, 모지[もじ])’의 합성어이다. 이모티콘(emoticon)은 텍스트(아스키 문자)의 조합으로 감정을 나타내지만, 감정 그림 문자(이모지)는 이미지로 감정을 표현한다.

1999년 일본의 이동통신사 NTT 도코모(NTT DoCoMo)가 이미지로 된 문자인 이모지를 처음 도입하였다. 초기에는 통신사 간 호환이 되지 않았으나, 이동통신과 스마트폰 발전으로 이모지가 인기를 끌면서 모든 통신사에서 이모지를 지원하게 되었다. 모바일 운영 체제를 개발하던 구글(Google)과 애플(Apple)의 제안으로 2007년 유니코드 기술 위원회(Unicode Technical Committee)에서 유니코드 이모지 기술 표준이 제정되었다. 이로써 일본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게 되었다. 이모지는 누리 소통망 서비스(SNS) 활성화로 빠르게 확산되었다.

광대역 이동통신으로 데이터 전송 속도가 빨라져 애니메이션 형태의 이모지인 스티커(sticker)도 등장하였다.



이렇게 이모지를 쓰게 되는 심리적 요인은 무엇일까? 곰곰이 '나'라는 사람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나는 자신감이 적고 내향적이며,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 쓰는 경향이 많다. 따라서 이러한 이모지를 사용하는 빈도가 보통 사람보다 많다고 할 수 있다.


이번에 읽은 책 < 테크 심리학 >은 디지털 기기 및 소셜 미디어와 관련된 사람들의 감정에 대해서 사회적 그리고 역사적 측면에서 어떤 방법으로 영향을 받아왔으며, 어떻게 변화했는가에 대해서 이야기해주고 있다. 따라서 나를 포함하여 이 책을 읽는 여러분에게 어떤 기술이 우리 감정에 도움이 되며, 미래에 우리의 자아가 어떻게 규정되어야 하는 지를 고민하게 할 것이다.


소셜 미디어는 사람들을 자아도취에 빠지게 하는가? 인터넷이 현대인이 겪는 고독의 원인인가? 디지털 기기 때문에 지루함을 견딜 수 없게 되었는가? 멀티태스킹 환경으로 집중력을 잃어가고 있는가? 디지털 환경에 지나치게 노출된 나머지 어떤 것에도 놀라지 않게 되었는가? 소셜 미디어는 분노를 조장하는가? 결국 이 질문들은 더 근본적인 의문으로 이어진다. 즉, 우리의 감정과 자아의식이 디지털 기술로 급격하게 달라졌나 하는 것이다. < 루크 페르난데스 &수전 J. 맷, 테크 심리학 >






기술 발전에 따른 소셜 미디어의 '명'


내가 디지털 기기를 통해서 SNS를 이용한 것은 과거 '버디버디' 혹은 '싸이월드'가 시작이었던 것 같다. 외향적이지 못한 성격 탓에 사람들 앞에 나서서 스스로를 표현하는 것에 서툰 나에게 당시 소셜 미디어는 자유로운 감정표현을 가능하게 해 주었다. 뿐만 아니라 SNS 상에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소통을 통해 거대한 사회적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었다.


현재도 마찬가지로 나는 '페이스북' 혹은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나를 표현하고 있다. 추가적으로 '브런치'라는 플랫폼을 이용하여 '나'라는 사람에 대한 흔적들을 기록해가고 있다. 이런 모든 활동들로 인해서 나는 새로운 감정을 느끼고 타인과의 유대감을 형성해가고 있다.


스마트 폰과 같은 신기술을 사용하는 데 흠뻑 빠져든 사람들은, 비록 실제로는 아니지만 정신적으로는 외부 세계로부터 도피할 수 있으므로, 지금껏 자신을 속박하던 사회적 경계를 벗어난 해방감을 누릴 수 있다. 그리하여 사람들은 점점 더 사회적 유대를 손쉽고 무한하게 확장할 수 있고, 기분 전환과 자극을 끊임없이 경험할 수 있으며, 자신의 가치를 쉴 새 없이 확인하고, 지적 역량을 끝없이 넓혀갈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 루크 페르난데스 &수전 J. 맷, 테크 심리학 >



기술 발전에 따른 소셜 미디어의 '암'


분명히 좋은 점을 느꼈다면, 나쁜 점들도 있을 것이다. 사실 소셜 미디어는 어디까지나 온라인상의 활동이기 때문에 상대방이 실제로 어떤 사람인지 알지 못하고, 상대방도 나에 대해서 제대로 알지 못할 수 있다. 이런 부분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형성된 사회적 유대감이 과연 올바른 것인지, 그러한 연대가 견고한 것인지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을 하게 만든다.


또한 사람들의 관심을 끊임없이 갈구하는 욕망 및 시도 때도 없이 울리는 SNS상의 알람들은 올바르지 못한 감정을 형성하고 오프라인에서 건전한 사회활동 등을 저해하고 있다. 실제로 나 또한 이러한 부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사진을 올리게 되면, 팔로워들의 '좋아요'를 무의식적으로 확인하게 된다. 또한 공부 및 독서를 해야 되는 순간 시도 때도 없이 울리는 SNS 알람들은 집중력을 저해하는 요소이기도하다.


SNS에 셀카 사진을 올려놓고 누군가 '좋아요'를 눌러주기를 안절부절 기다리는 현대인의 모습을 보며 오늘날의 문화가 견고한 자아의식도, 건전한 공동체 의식도 제공해주지 못한다고 말하는 사람도 많다. 현대의 자아도취자들의 자부심은 타인의 인정에 기반하므로, 자립심과 독립성이 약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타인으로부터 인정받았다고 느끼더라도, 트윗과 포스팅의 짧은 수명, 소셜 미디어의 급변하는 추세를 고려하면 그 인정이 오래갈 리 없어 지속적인 안정성이나 만족감은 더더욱 불가능하다. < 루크 페르난데스 &수전 J. 맷, 테크 심리학 >



경외감


나는 어린 시절 신화를 통해 혹은 현재 가지고 있는 종교적 신을 통해 형성된 '경외심'이라는 감정을 가지고 살고 있다. 하지만 책 < 테크 심리학 >에서 말하고 있듯 신기술이 빠르게 통합되고 흔하게 되면서 그러한 감정들은 금방 사라지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나의 경외감을 불러일으킬 만큼 혁신적 기술을 가진 제품과 기술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따라서 화면이 접히는 스마트 폰이 나오면 다음 날에는 자율 주행 자동차가 나오는 지금, 경외감으로 인해 생기는 여러 가지 감정 변화는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인지 아이폰으로 나의 표정 변화를 인식하고 이모지로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재밌는 경험을 하게 되었고, 이런 기술이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경외심이라는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다.


경외감이 줄어들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것을 느끼는 방식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경외감은 이제 교회에 가거나 자연을 만날 때보다, 기술 제품을 접하거나 종교나 자연에 관한 경험을 기술 제품을 매개 삼아 간접적으로 대할 때 느끼는 경우가 많다. < 루크 페르난데스 &수전 J. 맷, 테크 심리학 >



분노

소셜 미디어의 발달은 사람들의 다양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주었다. 그에 따라 좋은 점도 발생되었지만 안 좋은 점도 파생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 테크 심리학 > '분노' 편을 읽으면서 나는 현재 유튜브를 통해서 발생하고 있는 유튜버들의 폭로전이 떠올랐다. A 유튜버가 B유튜버에 대한 폭로를 함과 동시에 대중들의 분노를 이용하여 상업적으로 돈을 버는 행태는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기 충분했다.


과거 몇몇 사람들의 소셜 미디어에 따른 읽기와 쓰기는 대중들의 열린 공감과 선택적 분노를 일으켰고, 이것이 거대한 촛불운동을 통한 광화문 집회를 일으켰다는 사실을 우리는 항상 기억해야 한다. 적어도 소셜 미디어를 통한 분노를 소비함에 있어서 선택적 분노 즉, 부익부 빈익빈에 따른 차별, 약자에 대한 부조리한 사회 시스템에 대한 선택적 분노는 지향해야 된다는 생각이 든다.


온라인 미디어가 분노 표현에 전례 없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며, 표현의 정도가 너무 파괴적이고 잔인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많았다. 소셜 미디어가 주는 거리감, 즉 거로 직접 마주할 필요가 없고 익명성 뒤에 숨을 수 있다는 사실이 오히려 더 격렬하게 분노를 표현하게 하는 것 같다. < 루크 페르난데스 &수전 J. 맷, 테크 심리학 >


현대 기술은 오래된 분노에 새로운 공간을 제공하는 것 이상의 역할을 했다. 즉, 새로운 형태를 제공하기도 했다. 19세기 항의운동이 시위자들에게 실질적인 연합과 모임, 결사, 조직 구성의 기회를 지공했다면, 오늘날 사람들은 보다 독립적인 공간에서 분노를 표현한다. < 루크 페르난데스 &수전 J. 맷, 테크 심리학 >




< 테크 심리학 >을 읽고 나는 개인의 감정이 오로지 개인의 것이 아님을 인지하게 되었다. 어쩌면 시대적 상황에 따라서 혹은 우리가 살고 싶은 세상에 따라 개인의 감정이 투영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따라서 이러한 감정 변화는 역사적으로 그리고 사회적 상황에 따라서 변화 해왔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나를 표현해주는 이모지에 더욱 애정이 가게 된다. 사실 내가 이모지를 사용하게 된 이유도 외로움을 벗어나기 위한 혹은 다른 사람과 교류하려는 생각으로 쓰게 되었다. 따라서 이러한 기술의 선택이 중요하다는 점과 그것을 고안하고 이용하는 것에 주의해야 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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