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책 이야기

자연이 좋다. 사람이 좋다.

by 팔구년생곰작가






30년 후 은퇴를 하고 나면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과거 '백지연의 끝장토론' 방송을 보며 알게 된 서화숙 작가님의 책 < 나머지 시간은 놀 것 >을 읽고 나서 들었던 생각이다.


사람들은 전쟁과 같은 삶이 끝나고 은퇴를 하게 되면 인생의 제2막을 자연에서 보내고자 한다. 어쩌면 이러한 행위는 자연을 통해 탄생한 생명체의 본능일지도 모르겠다. 자연을 담은 책이어서 그런 걸까? 책을 읽어갈수록 마음이 편해지고 차분해진다. 32년간 기자 생활을 마치고 자연으로 돌아간 작가의 삶 그리고 작가가 바라보는 자연은 무엇일까?






천천히 살며 깨닫게 되는 것



이런 궂은일을 해야 하는 비 오는 날이 왜 좋을까? 독서모임에서 비 오는 날을 좋아한다고 말하고는 이유를 찾아보니 역시 할 일이 있어서이다. 꼭 해야 하는 일이 있고 그 일이 좋아하는 일이니 비가 오면 몸 안에서 즐거움이 솟구친다. 기분이 가라앉았던 날도 몸을 움직이면 활기가 생긴다. 역시 뇌도 육체이고 근육이다. 몸을 움직여서 생기를 돌리면 뇌도 따라서 생기가 돋는다. < 서화숙, 나머지 시간은 놀 것 >


과거 화순에서 블루베리 농사를 짓는 아버지를 따라 흙내음을 맡으며 일을 도와드렸던 것이 생각이 났다. 이상하게 시골 일이라는 것은 날이 화창할 때나 흐릴 때나 일거리가 넘쳐났었다. 매번 일거리가 넘쳐나 쉬려고 하면 움직여야 하는 상황 때문인지 나는 항상 불평과 불만이 가득했다. 하지만 아버지는 움직일 수 있고 일할 수 있는 것에 감사함을 느끼는 듯하였다. 어쩌면 건강을 잃고 큰 수술과 입원생활을 했던 아버지의 입장에서는 과거와 다르게 현재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은 큰 기적과 같은 일인지도. 그래서인지 가만히 있을 때보다 움직였을 때 생기를 띄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자연과 함께 천천히 산다는 것, 그리고 움직여서 좋고 감사함을 느낀다는 것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행복이란 무엇일까?



행복이란 어떤 조건에서든 감사함을 찾을 줄 아는 능력이다. 행복이 상태라면 내 맘대로 끌어올 수 없지만 행복이 능력이라면 갈고닦을 수 있다. 이 나이에 내가 누구 좋자고 이 고생을 하고 있나를 생각하지 않고, 이렇게 할 수 있는 건 내가 건강해서구나를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사고력이다. 내가 해 오던 생각의 틀에 갇히지 않고 달리 생각을 해 볼 수 있는 능력, 내게 있는 잠재력을 들여다보는 능력, 그 능력으로 같은 사안도 다르게 볼 수 있는 능력... 그런 것들을 갖춰 가는 과정을 누구는 성숙이라고 부르고, 나는 행복을 찾는 공부라고 부른다. < 서화숙, 나머지 시간은 놀 것 >


책을 읽으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된 문구이다. 나는 주변에서 찾을 수 있는 행복을 얼마나 많이 놔버렸던가. 매사에 불평과 불만을 쏟아내고 스스로의 인생을 불행하다고 이야기하였다. 혹시 현재를 살아가는 당신은 어떠한가? 스스로의 인생을 불행하다고 생각하는가? 그래서 모든 것을 포기하려고 하는 것인가?


과거 힘들 던 시간을 이겨내고 매사에 감사함을 느끼며 살아가는 지금을 바라보니 서화숙 작가님 말처럼 행복은 상태라기보다 능력인가 보다.


행복은 내가 얼마만큼 갈고닦는 가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최근 부서 과장님이 정년퇴임을 하셨다. 내가 우연히 책을 읽던 기간과 겹쳤고, 책의 저자와 비슷하게 한 분야에서 30년을 계셨던 것이 비슷했다. 과거 새로운 부서에 발령되어 모든 것이 낯설었던 시절, 과장님의 도움이 없었다면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젊은 나에게 좋은 귀감이 되어준 과장님의 은퇴는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결과적으로 나는 과장님의 퇴임을 기념하여 서화숙 작가님의 책 < 나머지 시간은 놀 것 >을 선물하였다. 매사 서툴고 사리분별이 명확하지 않았던 나에게 좋은 길잡이가 되어준 어른에 대한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담았다. 그리고 새롭게 시작하는 인생 제2막을 진심으로 축하하면서 말이다.


마지막으로 언젠가는 나도 서화숙 작가님 그리고 내가 존경했던 어른과 같이 자연과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