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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팔구년생곰작가 Jul 22. 2021

코시국, 응급실 간호사 이야기






 응급센터 간호사인 나는 오늘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병원 근무를 위해 집을 나선다. 병원을 향하는 길에 나는 운전을 하면서 이런저런 생각들을 한다.

 

오늘은 어떤 환자가 올까?
오늘은 얼마나 많은 환자가 올까?
오늘도 잘 버텨낼 수 있을까?


이렇듯 세 가지 생각들이 머리를 스쳐간다.  


병원 주차장에 차를 세운 뒤 잠시 1분여 동안 마음속 스스로 주문을 건다. 



"오늘도 어려운 이웃을 도울 수 있는 용기와 지혜를 주시고, 인내하며 겸손한 마음으로 나에게 주어진 사명을 다할 수 있게 도와주세요."



코로나가 터진 후 몇 년간 발열 및 호흡기 증상 환자 대부분이 선별 진료소 그리고 음압 격리실 및 일반 격리실 등을 거쳐갔다. 


격리실 환자들과 A구역에 자리한 중증의 환자들을 포함해서 다양한 환자들이 쏟아지는 응급센터에 의사 및 간호사를 포함한 의료진의 손길은 바빠진다. 


응급실에 중증 환자 및 많은 환자들이 쏟아질수록 한정된 인원이 배치된 환경에서 의료진의 육체적, 심적 스트레스는 무거워져만 간다. 


처음 출근했을 때 근무복은 건조한 상태로 뽀송뽀송했는데 방호복 및 비닐 옷과 더불어 어느새 땀에 절어서 축축하게 늘어져 있었다. 그리고 오랜 시간 마스크를 쓰며 일해서 그런지 답답함이 밀려올 때도 간혹 있었다.



"언제쯤 답답한 마스크를 벗을 수 있을까.?"

"언제쯤 코로나 악몽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더불어 여러 의사소통 문제, 환자 및 보호자의 끊이지 않은 컴플레인, 열악한 환경 등 기존에 얽히고설킨 문제들과 코로나로 인한 어려움이 더해져 우리를 지킬 최후의 마지막 보루 즉, 병원과 의료진의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 또한 그로 인해 지역사회 주민의 건강과 안녕에도 위협이 되고 있다.


이러한 어려움들로 인해서 더 이상 뭘 해야 할지 모르는 위기에 직면했을 때 다시 한번 스스로 마음을 가다듬는다. 



"그래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자."

"그렇게 하다 보면 다음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생길 것이고, 그에 따른 힘이 생길 것이다."



언제나 그렇듯 나는 환자에게 의료진으로써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는 것. 언제나 그것이 최선이라는 생각을 한다. 



다시 한번 외부에 알려지지 않는 곳에서 땀 흘리며 코로나와 싸우고 있는 의료진, 관계 기관 공무원 여러분 감사합니다. 그리고 코로나와 싸우는 모든 이들이 조금 더 개선된 환경과 나아진 처우 속에서 근무하는 날이 오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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