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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팔구년생곰작가 Sep 04. 2021

소야 소야 너는 그리운 소이다.







 지나간 시간을 떠올리는 것 그리고 과거를 추억할 수 있는 소중한 존재가 있다는 것.


농사를 짓고 소 키우는 집에서 자란 '시인 유병록 님'에 대한 그리움을 책 < 그립소 >에 담아냈다. 어쩌면 소에 대한 그리움과 지난 시간에 대한 후회와 미안함도 묻어있지 않을까?


과거 송아지처럼 소 곁에서 자라던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고, 고향에 있을 가족의 얼굴을 생각하며 소에 대한 고마움과 그리움이 진심이라는 것을 이야기하는 듯하다. 나는 책을 보는 내내 저자와 같이 소의 마음을 가지고 글을 읽어 내려갔다.


그랬더니 지나간 시간들 그리고 어린 시절 송아지처럼 작았던 나를 어른이 될 수 있게 품어준 존재들에 대한 따뜻함, 그리움, 미안함, 고마움이라는 감정들이 일렀다.



소년은 소를 키우고 소는 소년을 키웠습니다.

< 유병록, 그립소 >



워낭소리


 오랜 시간 우직하게 모든 것을 내어 준 라는 존재. 사실 소뿐만 아니라 주변에 나를 둘러싼 감사한 존재들은 긴 시간 동안 나의 곁을 지켜왔다. 가족, 고향, 친구, 어린 시절의 풍경 등 하지만 그런 소중한 존재들은 많은 시간이 지난 후에야 추억 속에 남겨진 채로 머릿속에 떠올려진다.


책에서 저자가 영화 < 워낭 소리 >를 보며 눈물을 흘렸다는 내용을 읽고 나 또한 같은 영화를 보며 눈물을 머금었던 추억이 잠시나마 떠올랐다.   


마음 한편이 시려오지만 따뜻했던 고마운 존재. 책에서 저자가 말하는 '소'라는 동물도 그런 존재가 아닐까?




나는 도망치는 데 성공했다. 고향집을 떠나 읍내 자취방에서 살면서 중고등학교를 다녔다. 서울에 있는 대학으로 진학하면서 고향에서 더 멀리 도망쳤다. 월화수목금에 출근하고 주말에는 집에서 쉬는 직장을 구했다. 그런데 서울의 영화관에서 그토록 도망치고 싶어 했던 풍경과 마주친 것이다. 내가 살았던 모습과 닮은 영화 속 풍경에서 느껴지는 그리움과 내가 그토록 도망치고 싶었던 공간에서 이제 멀리 떨어져 있다는 안도감이 뒤섞였다. 그리움과 죄책감과 안도감이 뒤죽박죽이 되어서 눈물로 흘러내렸던 것 같다. 말끔하고도 은은한 워낭 소리가 나를 꾸짖으면서 동시에 나를 위로해주었던 것도 같다.


< 유병록, 그립소 >







 우연히 해당 출판사 인스타를 통해 알게 된 유병록 시인님과 책 < 그립소 >.


처음 봤을 때 제목이 독특하여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때마침 좋은 기회가 닿아서 책을 무료로 받아보고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책의 첫 페이지 작가님의 친필로 쓰인 '소의 마음으로'라는 말을 되새기면서 기억 속에 잠시 잊혔던 소중한 추억들과 존재들을 떠올려 봐야겠다.


과거 따뜻한 고향 그리고 소중하고 그리운 존재가 있었다면 책 < 그립소 >는 그런 향수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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