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좋은 사람이다.
"나는 단 한 번도 자신에게 좋은 사람이 되지 못한 것 같아."
"그저 남들에게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했을 뿐."
맞아. 이렇게 고민할 바에는 차라리 우리에게 필요한 건 그냥 뭘 하고 싶은지 뭘 할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일단 나에게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닐까?
우리는 인생을 살면서 앞만 보고 달려가지만 정작 달리기를 멈추게 되었을 때 남겨진 것이 별로 없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게 된다. 그제야 왜 이렇게 살아왔을까. 왜 스스로의 인생을 제대로 살지 못했을까. 후회한다. 이렇듯 인생을 스스로 되돌아보았을 때 당장은 무겁고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책 < 뭘 하고 싶은 지 뭘 할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은 단단한 위로보다는 때로 힘 뺀 농담이 우리를 웃게 해 줄 수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그때로 돌아갈 수 있을까?
과거 혹은 지나간 시간에 대해서 만족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사실 당신뿐만 아니라 나 또한 후회되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그때로 되돌아갈 수 있을까?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버튼이 있다면 좋을 텐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생을 살면서 한 두 번은 꼭 생각해봤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돌아갈 수 없기에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우리는 또 한 번 넘어지고 깨질 수 있다. 책의 저자는 이런 고민에서 벗어날 수 있는 해결방법을 이야기해주고 있다.
바로 '일시정지'버튼이다.
말 그대로 일시적인 것이기에 오랫동안 멈추지는 않을 것이다. 따라서 인생을 살아가는 여정에서 숨이 차오를 때마다 언제든 일시정지 버튼을 누르자. 그러면 걱정할 것이 없을 테니.
나에게 인생을 초기화할 수 있는 리셋 버튼이 있었다면 나는 몇 번이고 그 버튼을 냉큼 눌렀을 것이다.
그러다 서른이 되기 전, 이십 대의 마지막 길목에서 작은 수를 하나 찾아냈다. 여태껏 겪어보지 못한 거대한 시련들이 몰아쳐, 숨이 꼴딱 넘어가기 직전에 생각한 묘안이었다. '뒤로도, 앞으로도 도망갈 수는 없지만 적어도 숨을 고르기 위해 잠깐 쉬었다 갈 수는 있어. ' 말하자면 일시정지 버튼은 누를 수 있다고 말이다. 그렇게 나는 가까스로 찾아낸 일시정지 버튼을 꾸욱 눌렀다.
< 김시옷, 뭘 하고 싶은 지 뭘 할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
Bravo, My Life!
책을 읽으며 과거 인생의 정체기에 빠져서 헤어 나오지 못했던 순간들이 떠올랐다. 남들은 번듯한 직장에 들어가 자리를 잡아서 멋있고 아름다운 이성을 만나서 결혼하는데, 나는 왜 아직도 제자리걸음인 걸까. 앞으로 나의 미래는 어떻게 되는 걸까. 희망이 존재하기는 한 걸까.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되는 걸까.
눈물이 마를 날이 없던, 눈물로 그리고 불안과 걱정으로 밤을 새우던 나날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생의 여백을 찾아서 숨을 쉬기 위해서 노력하였다. 또한 스스로를 포기하지 않기로 다짐하였다.
그래. 결국 중요한 것은 '진정한 행복'을 찾아 나서는 것 그리고 '나'라는 사람이 누구인지 탐험하는 여정을 멈추지 않는 것이다.
- 2016 년 어느 날의 일기.
'이 일을 시작한 지 4년째에 접어들었지만 지금 하고 있는 일은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아닌 것 같다. 요즘은 전혀 행복하지가 않다.'
'잠도 못 자고, 보람도 없는 이 일을 왜 하는지 자꾸 되물으며 온 힘을 다해 버티고 있다. 내 삶은 어디로 가버린 걸까. 엄마가 너무 보고 싶다.'
'의미 없는 하루가 가고, 또 가고, 또 가고, 어디로 가는가...'
'마음에 까맣고, 더러운 것들만 가득 쌓여간다.'
'무엇을 하며 살아야 진정으로 행복할지 생각해야 한다.'
'정신없는 와중에도 여백을 찾아 숨 쉬자. 나를 포기하지 말자.'
어느새 일기장을 쥐고 있는 손에 힘이 들어가 있었다.
"그래. 그때도 지금도 나는. 나는!"
일기장을 다시 책장에 꽂아 두고, 자리로 돌아가 누웠다. 손을 가지런히 모아 숨을 고른 뒤 금방 잠에 들었다.
< 김시옷, 뭘 하고 싶은 지 뭘 할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
우연히 책 < 뭘 하고 싶은 지 뭘 할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 통해서 알게 된 김시옷 작가님.
당장 당신과 나의 인생이 힘겹게 느껴지고 제자리걸음인 것처럼 느껴질지 모르지만 그것은 잠시 쉬어가는 것뿐입니다. 당신의 글과 그림을 보고 수없이 많은 상처 받고 피곤한 일상에 지친 젊은 청춘들이 위로받고 힘을 얻어 갑니다.
당신과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나뿐 아니라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마음의 결을 같이 하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 주세요.
책 < 뭘 하고 싶은 지 뭘 할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는 인생의 여정에서 잠시 쉬어가는 사람들 그리고 피곤한 일상에 지친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어주는 따뜻한 책이다. 또한 특별한 것이 아닌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를 말하고 있으며 저자는 언제까지고 따뜻한 위안을 독자에게 남겨준다.
일단 나에게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가? 그렇다면 당신은 좋은 사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