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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팔구년생곰작가 May 20. 2022

세상에서 가장 친절한 이야기

책 < 타인의 친절 > 서평






지구 상에서 '인간' 만큼 낯선 이들에 대한 연민 문제에 뜨거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존재가 또 있을까?


책 < 타인의 친절>은 그러한 인간과 그들이 구성하는 사회가 어떤 연민을 가지고 낯선 이들에게 친절함을 베푸는가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어떻게 이기적인 인간은 남을 돕는데 주저하지 않게 된 걸까?


지구라는 공간에서 인간은 작게는 사회를 구성하는 일원으로 그리고 크게는 국가라는 단위에 속해서 살아가고 있다.


우리는 대중매체를 통해서 부정적인 사건과 사고에 관한 뉴스를 자주 접한다. 하지만 그와는 반대로 따뜻한 선행에 대한 소식들도 들을 수 있다. 또한 그러한 선행에는 낯선 이에 대한 대가 없는 도움이 주를 이룬다.


극단주의 무장단체에 의한 테러로 피해를 입은 나라와 국민에 대한 대가 없는 기부와 도움, 그리고 자연재해를 입은 지역에 봉사활동을 하는 사람들, 생명 나눔에 필요한 헌혈에 주저하지 않는 사람들 그리고 지금 이 시간에도 모든 나라와 지역에 끊임없이 이어지는 기부와 선행의 행렬들.



어떻게 이기적인 인간이 타인에 관하여 친절을 베풀고 심지어는 목숨까지 내놓을 수 있는 걸까?


나는 지금 낯선 이들을 돕는 묘한 습관을 가진 깡마르고 똑똑한 유인원, 그리고 낯선 이들을 돕기 위해 종종 자신의 소중한 시간이나 귀한 보물은 물론 심지어 목숨까지 내놓는 유인원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당신과 나의 이야기이며, 우리가 다른 낯선 이들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대한 이야기, 즉 '낯선 이들에 대한 우리 인류의 친절' 이야기이다. < 마이클 맥컬러프, 타인의 친절 >

인간은 덜 영웅적인 여러 가지 방식으로도 낯선 이들을 돕는다. 2001년 9. 11 테러 발생 직후, 약 4만 명의 뉴요커들이 헌혈을 하기 위해 줄을 섰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 40억에 달하는 성인이 도움이 필요한 낯선 이들에게 따뜻한 손을 내밀고, 23억 명이 고아원에 기부를 하며, 16억 명 이상이 자원봉사를 한다. 또한 매년 미국에서만 건강과 교육 그리고 인간 복지를 위해 일하는 단체들에 기부되는 돈이 6,000억 달러에 달한다. 또 영국 성인의 3분의 2가 적어도 한 달에 한 번 자선 활동에 참여한다. < 마이클 맥컬러프, 타인의 친절 >



타인에 대한 친절은 연민에 의한 것일까?


'연민'이란 무엇일까?                                                                                                                 


연민은 다른 사람의 슬픔을 견디지 못하고 불쌍히 여기는 마음 그리고 타인의 아픔을 함께하고 싶은 인간의 성품에 대해 말하는 것이다.


인류는 지난 시간 동안 전쟁이나 재난으로 인해 굶주림 및 기아에 허덕이는 사람들이 발생하면 기꺼이 서로가 도움을 주고받았다. 더불어 대가성 혹은 자신과 집안의 명예를 위해 낯선 이들을 도우는 경우도 있었다. 한편으로 인류는 무엇이 중요한 것인지 알아내는 추론의 능력을 갖게 된 후 힘겨운 문제에 봉착했을 때 가장 좋은 대응책은 결국 연민과 관련된 것이라 생각하게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책을 읽으면서 타인에 대한 연민이 곧 자신의 삶을 가치 있게 살아가는 길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나는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낯선 이들에 대한 우리 인류의 친절은 지난 1만 년간 수많은 사람이 직면했던 7가지 문제와 우리의 사회적 본능 및 적극적인 지적 능력이 그 문제들의 해결책으로 제시한 것들을 통해 생겨났다고 주장한다. 우리는 그 힘겨운 7가지 역사적 문제들 덕분에 기본적인 사회적 본능을 동원해 대가성 도움을 바라거나 명예를 위해 낯선 이들을 도왔지만, 한편으론 우리에게 중요한 것이 무언지 알아내는 능력은 물론 그 중요한 것을 손에 넣을 계획을 추론해내는 능력도 키웠다. 간단히 말해, 우리 조상들은 힘겨운 문제에 봉착하면서 동시에 위협과 기회에 직면했고, 추론 능력을 발휘해 가장 좋은 대응책을 알아냈다. 그리고 가장 좋은 대응책은 결국 연민과 관련된 것으로 밝혀졌다. < 마이클 맥컬러프, 타인의 친절 >



가짜 마음? 진짜 마음?


타인에 대한 친절이 진짜일까? 가짜일까? 그런 모든 것들이 요즘은 혼란스럽다. 어떤 때에는 정말로 도움을 주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혼란스러운 마음 때문에 선뜻 나서지 못하게 된다.                                       


우리는 어쩌다 이렇게 되어버린 걸까.



2021년 미국의 한 유명 설문조사 기관 '행복지수 통계'를 보게 되면 가족과 인간 본연의 삶에 행복의 기준을 두고 있는 다른 나라와 달리 대한민국은 유독 돈에 행복의 기준을 두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행복의 기준을 가족이나, 친구, 직업, 공동체, 건강 등이 아닌 물질적인 부분에 행복을 두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따라서 물질적 풍요로움을 갖지 못한 사람들은 자신의 삶이 불행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타인에 대한 연민이나 친절을 베풀 수 없는 것이다.  


결국 개인이 공동의 선을 행하고 이기심을 버리며 서로 협력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책에 나오는 것처럼 생물학적 본성에 기대하기보다는, 너그러움과 이타심을 가르치고 배우도록 하는 것이 필요할 수도 있겠다.


더불어 물질적 행복보다 가족, 친구, 직업, 공동체, 건강 등과 같은 가치들이 행복을 정하는 기준이 될 수 있도록 사회적 환경이 조성되어야 할 것 같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 먼저, 너그러움과 이타심은 왜 모든 수고를 감수할 가치가 있는지 그 이유부터 가르치자. 고아들의 시대에서부터 연민의 시대, 예방의 시대, 1차 가난 계몽주의 시대, 인도주의 빅뱅 시대, 2차 가난 계몽주의 시대를 거쳐 충격의 시대에 이르기까지 그 모든 논쟁에서 설득력이 있었던 근거는 오늘날에도 그 근거가 처음 나온 시대만큼이나 설득력을 갖는다. 연민은 우리에게 감사와 영광을 가져다주고, 가난과 절망의 부작용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주며, 경제를 위축시키기보다는 발전시키고,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의 삶에 책임감을 갖게 해 주며, 깊은 의미와 성취감을 안겨준다. 그리고 연민은 고통을 도덕적 관심의 열쇠로 보는 사람에게는 일종의 의무이다. 만일 어떤 특정 경우에 이 논지 중 어느 논지가 옳지 않다는 게 밝혀진다면(분명 어떤 행동과 정책은 정말 나태한 의존성만 조장하거나 제 가치보다 더 많은 비용을 치르게 하거나 중요한 도덕적 원칙에 위배되지만), 그건 아마 우리가 우리 잘못을 발견할 가능성이 아주 높은 이유를 제시했기 때문일 것이다.  < 마이클 맥컬러프, 타인의 친절 >




서평을 마치며


우리는 인생을 살면서 개인적인 삶과 공적인 삶을 구분하며 사회적 문제와 관심에 대해 추론과 주장을 펼칠 필요가 있다. 또한 서로가 더불어 살아갈 때 힘이 생기고 지혜가 예리해진다고 하였다. 어쩌면 오래전부터 '타인의 친절'이 축적되어 지금의 풍요로운 현대사회가 만들어지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부디 우리가 낯선 이들에게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를 잊지 않기를 바라며, 남을 돕는 행위가 단순히 자신의 명예를 위해서 혹은 대가성으로 하는 것이 아니길 바란다.




당신의 시간이 온전히 자신과 타인을 향한 사랑으로 넘치길 소망하며 서평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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