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팔구년생곰작가 Feb 25. 2023

#18. 소못 소랑햄수다






 정말 사랑합니다. 


사랑이란 무엇일까? 나는 현재 동갑내기 친구와 연애 중이다. 책을 사랑하고 글을 품에 두고 사는 여자. 나와 같이 이야기를 하다가 그녀는 중간중간에 깜짝깜짝 놀란다. 마치 본인이 난생처음 듣는 이야기라는 듯이. 사실 나는 아는 것이 많이 없었다. 그냥 세상물정에도 어두웠다. 그런 사람이었다. 그러다가 어떤 계기로 인해서 책을 곁에 두고 사는... 책 없이 못 사는 사람이 되어 버렸다. 어쩌면 별종 중에 별종이 되어버린 것이다. 


하지만 그런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고 존중해 주는 그녀가 좋다. 


'소못 소랑햄수다' 정말사랑합니다.라는 제주도 방언처럼 그녀를 정말 사랑한다. 



그리움이다.


'소못 소랑햄수다'를 떠올리니. 


문득 스쳐간 인연이... 그리운 사람이 떠오른다. 당시 자유로웠던 나보다 몇 곱절은 더욱 자유로웠던 그녀. 그녀의 자유로움과 아름다움이 나를 설레게 하고 그녀의 매력에 끝없이 빠져들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녀를 순수하게 좋아했던 마음은 어느새 무서운 집착으로 변해갔다. 


어쩌면 그녀는 느꼈을지도 모른다. 내가 어느샌가 무서운 집착을 하고 있었다는 것을. 나는 그녀를 정말사랑했지만, 그녀는 정말 내가 자신을 사랑하고 있는지 의구심이 들었을 것이다. 헤어지고 많은 시간이 흐른 뒤에도 여전히 그녀는 누구보다 아름답다. 다른 또래들에 비해 더욱 두드러지는 아름다움을 뽐내며.


누군가를 사랑했던 기억은 몇 년이 지나도 떠오르며, 마음을 어지럽힌다. 정말사랑합니다. 아니 누군가를 정말 사랑합니다. 


이것도 아니다. 차라리 누군가를 정말 사랑했습니다. 이게 맞을 것 같다. 



너는 어떤 나이의 사랑을 하니?


10대의 사랑은 여름감기와 같아서 헤어지고 난 후 지독하게 몸살을 앓는다. 20대의 나의 사랑은 애틋했지만 그만큼 어지럽기도 했다. 군대를 가기 전과 취업을 준비하던 시기의 연애는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지금 30대의 연애는 안정이다. 혹은 스스로가 안정을 원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만큼 마음 한편에 결혼을 생각하는 것이 깔려있다. 


다양한 나이대의 만남 그리고 다양한 연애와 사랑 그리고 이별들. 사랑은 순수하고 달콤하지만 이별의 아픔은 시리고 차갑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사랑을 원하고 사랑을 한다. 어떤 나이에도 사랑은 우리에게 불쑥 찾아온다. 





매거진의 이전글 #17. 보고싶어도 참아야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