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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팔구년생곰작가 Aug 09. 2023

당신이 몰랐던 미술사의 숨겨진 이야기

책 < 뜻밖의 미술관 서평 >






미술작품을 감상하다 보면 작가의 성향에 따라 다양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더불어 당시의 시대적 배경과 문화적 특성을 엿볼 수 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미술사의 이면에는 숨겨진 사실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대중들이 이러한 사실을 찾아보기에는 너무나 광대한 정보의 홍수 속에 살아가고 있다. 또한 어떤 정보가 신뢰성이 있는지 알기도 어렵다.



그러나 고맙게도 작품 속에서 예술가를 발견하고 숨겨진 사실을 알려주는 책이 나왔다.



바로 책 < 뜻밖의 미술관 >이다. 이 책은 독자들에게 고상하고 아름다운 미술의 이면에 숨겨져 있던 진실을 말해 줄 것이다. 그리고 생각의 확장과 사고의 전환을 통한 삶의 변화를 느끼게 해 줄 것이다.






저자 김선지는 누구인가?


나는 운이 좋게도 브런치를 통해서 다양한 분야 속 훌륭한 분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김선지 작가님도 그중에 한 분이시다. 특히나 나는 미술에 대한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김선지 작가님의 글과 책에 더욱 흥미를 느낄 수밖에 없었다.



김선지 작가님은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역사를, 동대학원에서 미술사와 현대 미술을 공부했다. 또한 미술 작품 속에서 우리가 사는 세상을 들여다보고 느끼고 생각한 것을 독자들과 함께 공유하는 글쓰기를 좋아한다. 저서로는 역사에서 지워진 여성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다룬 < 싸우는 여성들의 미술사 >, < 그림 속 천문학 >, < 그림 속 별자리신화 >가 있고 번역서로는 < 조지아 오키프 >가 있다. 2020년부터 < 한국일보 >에 우리가 미처 몰랐던 뜻밖의 미술 이야기와 예술가들의 숨은 일화를 소개하는 '김선지의 뜻밖의 미술사'를 연재하며 강연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 김선지, 뜻밖의 미술관 >



책을 통해 독자가 느낄만한 흥미로운 이야기는 무엇이 있을까.?


이런 직업도 있다는 말인가?

이상한 직업, 변기 보좌관에 대한 이야기


책 < 김선지, 뜻밖의 미술관 >


환관은 궁정에서 봉사하는 사람을 말한다. 고대 동, 서양 문명에서도 환관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유럽국가에서는 환관 제도를 찾아볼 수 없었다. 대신에 영국과 프랑스에는 비슷한 역할을 하는 '변기 보좌관'이 존재했다고 한다.



변기 보좌관은 용변 이후 시중드는 일 외에도 대변을 살펴보고 왕의 건강을 살폈다고 한다. 또한 단순히 변기 시중을 드는 것을 넘어서 왕을 통해 비밀스러운 정치 이야기나 개인적 고민거리를 들었다고 한다. 따라서 왕에게 절대적 신임을 얻을 수 있었고, 왕의 친구이자 형제가 될 수밖에 없었다.



왕은 매일 변기에 앉아 비밀스러운 정치 이야기나 개인적 고민거리를 말했으며 그에 대한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그들은 왕과 가장 근접한 거리에서 접촉할 수 있는 사람들이었다. 왕이 배변을 하는 동안 무방비 상태에 있을 때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다는 사실은 곧 절대적 신임을 받았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들은 왕의 동반자이자 친구, 형제 같은 존재였다. 변기 보좌관은 왕의 임종 시에도 곁을 지켰다. < 김선지, 뜻밖의 미술관 >



'못생김'은 악하고 열등한가?

기괴하고 못생긴 것에 취한 화가들


책 < 김선지, 뜻밖의 미술관 >


16세기 플랑드르 화가 '캉탱 마시' 작가의 < 추한 공작부인 >은 여러 사람들에게 회자되는 작품이다.



어떤 이는 여성으로 꾸민 남성을 그린 것이라고 하고, 누군가는 그림의 모델이 피부질환을 앓았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다양한 설이 나오는데도 어찌 되었던 이 그림은 인간의 허영심을 풍장한 그림으로 해석된다.



그림 속에는 드레스를 차려입고 하트 모양의 머리 장식으로 꾸민 늙고 추한 노부인이 있다. 이렇게 추한 외모는 화려한 상류층의 모습과는 대조적인 느낌을 준다.  



더불어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 그로테스크한 머리 >도 < 추한 공작부인 >과 비슷하다. 어쩌면 인간의 악을 우화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과거에는 못생긴 얼굴을 그리는 것이 유행처럼 번진 것이리라.



못생김이 악하다는 과거와는 다르게 확실히 현대에는 이러한 편견이 사라졌지만 그럼에도 아직까지 사람들은 어느 순간 편견에 사로잡힐 때가 있다.



우리는 언제쯤 외모에 대한 편견을 깰 수 있을까?



'못생김'에 대한 경멸의 대척점에는 과도한 미모 찬양이 있다. 좋은 외모는 '우월한 유전자'니 '착한 몸매'니 하며 치켜세워진다. '못생김'은 악하고 열등하다는 뜻인가. 현대는 이전 시대보다 법과 제도에 있어서는 확실히 진보한 것 같다. 지금은 장애나 특이한 외모를 가진 이들을 호기심의 대상이나 조롱거리로 삼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어글리 로 같은 비인간적인 법도 사라졌고, 장애인의 권리를 보호하는 법안도 제정되어 있다. 그러나 사람들의 정신과 의식은 종종 과거로 회귀하는 듯하다. 외모에 관한 한 여전히 견고한 편견과 차별의 아성에서 벗어나지 못하니 말이다.  < 김선지, 뜻밖의 미술관 >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오랜 시간 쏟아온 노력이 느껴진 탓일까. 갑자기 마음 한편이 숙연해졌다.


더불어 흥미를 느낄 만한 이야기와 책의 중간마다 나오는 그림들은 읽는 이로 하여금 시선을 뺏기에 충분했다. 그림은 당시의 문화와 사회를 보여준다. 그리고 우리는 그림이 던지는 질문에 답을 찾고 스스로 내면의 깊이를 더한다.


책을 쓰며 고생한 작가님에게 죄송스럽지만 다음에 어떤 책이 나올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끝으로 대중들의 생각을 확장시키고 그로 인하여 표면 속의 진실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 저자에게 다시 한번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서평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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