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모임을 통해서 '모기'라는 책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책의 장수가 무려 700 페이지가 넘는 많은 양의 글을 읽으면서 인내심과 체력을 요구하였지만, 좋은 책은 사람의 생각과 삶을 변화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음을 믿고 글을 읽기 시작하였습니다. 이번에 저에게 좋았던 점은 책을 통해서 알지 못했던 정보를 알게 되었고, 내가 직접 경험할 수 없는 것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내가 알고 있는 '역사' 란 항상 정의가 이기고 선한 집단이나 세력들이 주도해 왔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숨겨진 뒷 이야기는 전혀 달랐습니다. 오로지 승리자의 위주로 써지는 것이 역사라는 것을.
역사 속에 나오는 투쟁과 전쟁의 기록들 그리고 위대한 인물, 시대를 이끌어갈 수 있도록 계기와 시초를 열어간 초기 개척자들 그들이 과연 역사에 써진 것처럼 현명하고 위대하고 똑똑하였을까요? 혹시나 그들이 아닌 역사 속에 또 다른 무엇인가에 의해서 역사가 움직이고 써지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을 책에서 지은이는 우리가 평소에 신경도 쓰지 않았던 '모기'를 인류 역사를 결정지은 치명적인 살인마로 등장시키며 독자가 가질 수 있는 의문을 풀어주기 위해 이야기를 시작해 나갑니다.
역사란
우리가 배워서 알고 있는 역사가 모두 맞는 것일까요? 그 당시 역사를 기록한 것도 사람이며 모든 세상을 오로지 사람, 즉 인간의 시선으로만 바라보았기 때문에 인간 스스로 역사를 만들었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오히려 역사를 써왔던 것은 자연 그리고 지구에서 오랜 세월을 살아왔던 생물들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광활한 우주와 자연 앞에서 작은 존재인 인간의 편협된 시선만으로는 모든 역사를 제대로 기록할 수도 바라볼 수도 없다는 것이죠.
1852년 칼 마르크스 Karl Marx가 말했듯, “인간은 스스로 역사를 만들지만, 원하는 대로 만드는 것은 아니다.” 우리의 운명을 좌지우지하고 결정지었던 것은 집요하고 만족할 줄 모르는 모기들이었다. < 티모시 C. 와인 가드, 모기 인류 역사를 결정지은 치명적인 살인자 > 중에서
적자생존의 자연법칙
역사의 순간마다 강자와 약자로 나뉘며 먹고 먹히는 순환 속에서 자연법칙이 돌아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마지막까지 끝까지 살아남고 결국에 강자로 남아 있는 것은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하는 동물이 아닐까 생각을 해봅니다. 이것은 인간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가장 강한 종이 살아남는 것도 아니고 가장 똑똑한 종이 살아남는 것도 아니다.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하는 동물이 살아남는다. < 티모시 C. 와인 가드, 모기 인류 역사를 결정지은 치명적인 살인자 > 중에서
개척자의 득과 실
우리가 알고 있는 모험가들은 실패하더라도 고귀한 희생을 한 존재들 그리고 성공과 개척자의 정신을 가졌던 위인들로 기억되고 있을 것입니다. 미지의 세계를 현실로 끌어오는데 기여하고, 문명을 전파하는데 일조한 것은 사실이나 안타깝게도 그들이 같이 데리고 온 모기와 역병으로 인해서 가는 곳마다 원주민들을 죽음으로 몰아간 것은 책을 통해서 알게 된 숨겨진 사실이었습니다.
콜럼버스 덕분에 스페인은 아프리카 노예와 외래 모기, 말라리아를 처음으로 신세계에 운반한 국가라는 영예를 안았다. 처음에는 시냇물처럼 흘러들어오던 아프리카 노예들은 원주민 노동력이 가치를 잃어감에 따라 꾸준히 불어나 종래에는 인신매매의 강을 이루었다. < 티모시 C. 와인 가드, 모기 인류 역사를 결정지은 치명적인 살인자 > 중에서
정복과 탐욕이 아닌 공존이 필요하다.
책을 읽게 되면서 역사의 순간마다 위대한 왕들의 정복전쟁들과 초기 개척자들의 신세계에 진출한 이야기들이 나옵니다. 인간의 끝없는 욕심과 탐욕으로 정복하고 굴복시키고 개조시키려고 하지만 자연이라는 존재와 대상들이 정복해야 될 존재가 아닌 공존하여야 되는 대상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제가 좋아하는 '에어리언' 시리즈에서도 시대적 배경과 대상들만 틀릴 뿐이지 어떻게 보면 역사 속 초기 개척자들의 모습과 영화 속 제2의 고향이 될 수 있는 행성을 찾으러 우주여행을 떠나는 대원들의 모습이 흡사 비슷하게 여겨집니다. 결국에 인간의 욕심에 따른 개척정신은 신세계의 자연과 존재들한테는 침략행위와 같은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이죠. 어디까지나 이해와 공존만이 지구 상을 살아가는 인간에게는 당면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현재에도 유효한 답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1848년 칼 마르크스는 이와 같은 초기 식민지 자본주의를 비판하면서 “여러분들은 서인도 제도가 커피와 설탕을 생산하는 게 자연이 결정한 운명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오늘날 상업 때문에 몸살을 앓는 대자연께서는 두 세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서인도 제도에 사탕수수도 커피나무도 심으신 적이 없다”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자연의 질서를 날카롭게 관찰했던 한편 부르주아를 혐오했던 마르크스의 경고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듯, 신세계 무역은 아프리카 노예들을 바탕으로 계속 성행하면서 인구 재배치와 자본주의 체제 강화를 가속화했다. < 티모시 C. 와인 가드, 모기 인류 역사를 결정지은 치명적인 살인자 > 중에서
영웅들도 피해 갈 수 없었던 것은 적군의 칼과 총이 아닌 역병이 아닐까?
책에서 나오는 알렉산드로스 대왕 그리고 칭기즈칸과 콜럼버스 외에도 무수히 많은 영웅들과 위인들은 고귀한 죽음 또는 적군과 반란군의 칼과 총에 의한 죽음이 아닌 말라리아와 같은 질병과 역병으로 인해서 죽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같이 영웅들에게도 피해 갈 수 없는 것이 말라리아와 황일열, 그리고 현재에 인플루엔자와 같은 역병들이 아닐까요? 그 중심에는 과거의 역사에서부터 현재까지 치명적인 살인마였던 '모기'가 있습니다.
인간이 베르사유 조약 이후 가짜 평화를 누리는 동안, 질병은 전쟁 때보다 훨씬 더 기승을 부렸다. 전 세계 사방에서 돌아온 병사들이 비좁고 지저분한 참호와 송환 시설에 머물면서 1918년부터 1919년까지 인플루엔자 역병이 각지를 돌아다녔고, 총 5억 명 이상이 감염되고 7,500만 명에서 1억 명이 목숨을 잃었다. < 티모시 C. 와인 가드, 모기 인류 역사를 결정지은 치명적인 살인자 > 중에서
인간의 끊임없는 생존본능
우리는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 영화 '인터스텔라' 중에서 -
우리가 다른 동물들과 다르게 꾸준히 살아가고 멸종하지 않는 이유는 끊임없는 생존본능 그리고 머리와 마음속에 담긴 이성과 지능이 아닐까 생각을 해봅니다. 현재도 역병에 의해서 고통을 받고 있는 지구의 사람들을 위해서 많은 의학자들과 연구원들은 시간을 투자하고 희생을 감수하면서 현재 세대와 미래세대를 생각하며 치료약과 백신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역사를 움직이고 세상을 이끌어갈 수 있었던 원동력은 그런 사람들의 사랑과 노력 그리고 희생정신이 아닐까요?
근대 시대 들어 인간은 처음으로 모기 매개 질병을 스스로 벗어던지기 시작했다. 원자력과 DDT를 비롯한 이 혁신들로 지구에 힘을 실어주고 모기를 역사의 잿더미에 묻어버릴 수 있었다. < 티모시 C. 와인 가드, 모기 인류 역사를 결정지은 치명적인 살인자 > 중에서
글을 마치며
글을 읽으면서 지은이가 책 한 권을 내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노력과 고생을 하였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더불어 모르고 있었던 역사적 사실을 알 수 있었고, '모기'라는 존재뿐만이 아닌 자연 혹은 어떤 대상이든지 우리가 침략하고 정복해야 되는 존재가 아니라 공존하면서 같이 살아가야 되는 존재들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서평으로는 책 내용의 10분의 1도 담아내지 못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좋은 책을 겉으로만 아는 것이 아닌 직접 구매하여 자신의 눈으로 읽고 생각하며 깨달아야 변화가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