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기묘한 이야기
넷플릭스의 <기묘한 이야기 -Stranger Things> 시리즈를 아시나요?
나는 어쩐지 좀, 평범에서 벗어나고 찌질하다고 표현할 수 있는 사람들의 특별함에 곧잘 매료되는 편이다. 그리고 2020년에, 호킨스 중학교의 '과학 서클'(누가 과학 서클같은 걸 하냔 말이다. 중학생이.)이자 'TRPG'(쉽게 말해 롤플레잉 보드게임)에 빠져있는 4명의 소년들에게 빠지고 만다. 뒤이어 등장하는 일레븐과 맥스라는 두 명의 소녀들에게도.
2019년부터 쓰고 있는 ㄱㅅㅇㄱ(감사일기)에 기묘한이야기는 자주도 등장했다. 2020년에도 시즌 1~3을 몰아볼 때도, 2022년에 새로 나온 시즌4를 볼 때도 기묘한이야기 덕에 여러 번 자주 ㄱㅅ했다. ㄱ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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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내 기다리던 시즌4를 끝내고, 맥스의 고통을 온몸으로 느끼며 얼마나 울었던지. 이 드라마 이후로 케이트 부쉬의 Running up that hill은 여전히 내 플레이리스트에 담겨있다. 이 노래 전주만 시작하면 마음이 아리다. 맥스가 떠올라서. 마음을 알 수 없는 상대들에게 상처받던 내가 떠올라서.
You don't wanna hurt me
But see how deep the bullet lies
Unaware I'm tearing' you asunder
Oh, there is thuder in our hearts
Is there so many hate for the ones we love?
Oh, tell me, we both matter, don't we?
And if I only could
I'd make a deal with God
And I'd get him to swap our places
Be runnin' up that road
Be runnin' up that building
Say, if I could, oh.
You
It's you and me
it's you and me, won't be unhappy
넌 내게 상처주고 싶지 않아 하지만,
내게 총알이 얼마나 깊게 박혀있는지 봐.
우리 맘엔 천둥이 쳐. 우리 둘 다 문제지. 안 그래?
할 수만 있다면 신과 거래를 하겠어.
우리 둘의 입장을 바꿔달라는 거래를.
네가 걷던 그 길을, 빌딩을 달려볼거야.
할 수만 있다면.
이건 너와 나의 이야기지.
너와 나의 이야기.
불행하게 끝나진 않을거야.
한창 기묘한이야기의 여운에 허우적거리던 그때, 2021년에. 스파오가 기가막히게 콜라보 제품을 냈다. 다른 많은 의류들이 있었지만 내맘에 쏙 든 건 이 호킨스 후드티. 그러나 기묘한이야기 팬들이 많았는지 내 사이즈는 다 품절이었고.. 나는…. 그냥 기묘한이야기를, 그 아이들을, 갖고 싶고 소유하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L 사이즈를 품었다.
20210319 일기에 올라와있으니 그래도 3년은 맞지도 않는 후드티를 사랑으로 꾸역꾸역 입었네.
이제 이 후드티를 떠올리면 기묘한이야기보다, 엘과 마이크, 그리고 맥스보다, 사이즈 큰 후드티의 어쩔 수 없는 목쳐짐과 망핏만이 생각나기에. 보내줍니다. 사랑했어 나의, 기묘한 이야기.
참고. 이 후드티는 L사이즈가 잘 맞는 남자, 강한솔님께 기증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