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순한 번째

말할 수 없는 것

by 재인


누군가에 대해서 다 알기란 불가능해서

누군가는 영원히 미지의 세계가 되고

말할 수 없는 것들로 이루어진 그 세계는

다다를 수 없는 나라가 되어

영원히 넘어갈 수 없는 곳이 된다


그러나

나는 말할 수 있는 것들의 부스러기를 주워

그것을 내 주머니에 차곡차곡 넣어

입속에 하나씩 집어삼킨다


내 굳은 혀는 풀려 입속의 말들을 뱉고

말할 수 없는 불가능의 세계에서

가느다란 울타리를 치고

조그맣고 작은 가능의 세계를 만든다


그러다

말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해서는

정말 말하지 않아야 할까 생각해 본다

어쩌면

말할 수 있는 것들 사이에 있는

말할 수 없는 것들을 입으로 내뱉고야 마는

수많은 오류들을 사랑하는 것인지도 몰라서


가느다란 울타리에서 나와

불가능으로 향한다

오류 중에서 가장 크나큰 오류

사랑은 그렇게 사람을 어리석게 만들지만

나는 그 헛됨을 또 사랑해서

주머니에 남아있던 말할 수 있는 것들로

허무를 쌓는다


다다를 수 없는 나라를 향해

허무의 언덕을 쌓고

그 언덕에 올라 당신을 바라본다

넘어갈 수 없으나

나의 눈길은 당신에게 닿고

우리의 허무는 잠시의 생을 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