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순두 번째

녹색광선

by 재인


나에겐 오랜동안 어떤 믿음이 있었고 그것은 자칫 헛될 수 있었지 나는 그 헛됨을 헛되게 받쳐줄 누군가를 원했고 그에 대해 나의 마음은 에메랄드 빛으로 섬광처럼 빛났으나 그 사랑의 순간들은 바다 저편으로 사라지지 않고 녹아서 지상으로 흘러들었지 그것은 혈관을 돌고 돌아 지상의 양식이 되고 우리는 좁은문 앞에서 채워지지 않을 서로의 배를 어루만지며 헛됨을 즐겼지 허무로다 허무 그 옛날의 유대인 선지자의 말을 농담처럼 내뱉으며 내 믿음의 크기를 가늠했지 당신은 내 몸에 한 뼘 한 뼘 손가락을 힘껏 뻗어가며 피와 살과 숨을 쓸었지 헛됨에서 해방된 헛됨을 읊조리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