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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순아홉 번째

오독

by 재인


우리는 끝남없고 끊임없이 미래를 말하고

있던 자리가 달랐던 우리는 끝내 서로를 따라잡지 못해서 늘 제자리이지 토끼랑 거북이가 그렇다잖아 끝내 토끼는 거북이를 따라갈 수 없고 거북이는 토끼에게 따라 잡힐 수 없다고 시제는 같지만 형용사니 명사니 다 다른 것 같아서 끝내 서로를 오독하고 말아 나도 널 잘못 읽고 너도 날 잘못 읽고 시제만 같은 우리는 각자만 아는 서로를 만들어 내고 우리는 영영 수렴하지 못하지 우리는 서로를 창조하며 태초의 그것을 함께 하지만 하나가 될 수는 없지 우리는 서로의 갈비뼈에서 태어나지 않은 채 영원히 미래를 말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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