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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과 단상 두 번째
일흔한 번째
그러므로
by
재인
Jul 23.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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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어(死語)를 보다
사어(思語)
를
하다
나는 깊은 언어 속으로 들어가
너를 꺼내어
축축한 물기를 닦아내고
내 혀끝에 걸어놓고 바짝 말린다
혀끝에 걸린 너는 죽었을까
아니 살았을까
너도 나도
육화한 언어인 우리는
나는 메마른 너를 보며 너를 그린다
사랑엔 현존이 필요 없다지만
그 필요 없음을 위해
너는 내 앞에서 태어나야 했고
나는 그런 너를 생각하고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
너는 언제 죽을까
너는 언제쯤 죽은 언어가 되어
알아들을 수 없을 외딴 세계가 될까
아무도 말하지 않고
아무도 듣지 않는
오로지 나는 생각만으로 널 불러내고
그러므로 나는 그렇게 존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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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
존재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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