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면 왠지 모를 비릿한 내가 났다 죽은 자들이 서서히 부패하는 냄새일 것이다 숨이 꺼진 후에 사람은 냄새로 존재를 각인하려는 듯 그렇게 왠지 모를 비릿한 내가 났다 어디에선가 드라마일까 영화일까 자는 것 같아요 라며 죽은 자의 모습을 말하는 것을 봤다 그런데 내 눈앞에 누워있던 죽은 자는 자는 것 같아요가 아니었다 차가워 보였고 창백했고 뻣뻣했다 다시는 감은 눈을 뜰 것 같지 않았다 어딘지 수축한 것 같기도 한 누렇고 창백한 피부 그 아래 흐르는 것은 없었다
숨도 멈춘 채 한때의 산자는 금속 위에 누워 서서히 부패해 가며 자신을 둘러선 산자들에게 사후의 서를 받는다 그것을 정말 가지고 갈까 거기에 두고 갈까 입밖의 편지들은 비릿한 공기 속을 떠돈다
이제 당신은 한 줌의 재가 될 테니 그게 다 무슨 소용이겠어요 이제 당신의 그 숨이 있던 곳으로 이 편지들이 스며들지 못하니 편지는 여기에 두고 안녕히 가세요 이제 한 줄기의 연기가 되고 한 줌의 먼지가 되어 산자들의 숨으로 돌아가 입밖의 말이 되어 답장해 주세요 두고 온 편지들에 답을 해주세요 이제는 안녕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