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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여섯 번째

취하거나 말거나

by 재인


찰랑이는 액체에 일렁이는 마음을 붙잡고

뿌옇게 변해가는 기억을 더듬으며

발그레한 뺨에 차가운 손을 얹으면

물기를 머금은 것 같은 눈이

잠시 건건해지는 것도 같지만

이내 다시 올라온 취기가 세상을 물들이고

실없는 말들과 순간의 웃음들이

채움과 비움을 반복하며 술잔에 미끄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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