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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한 번째

Lieder ohne Worte(무언곡)

by 재인


누군가, 혹은 무엇이, 또는 음식이

너무 좋거나 맛있거나 하면

오히려 말로 표현이 잘 안 될 때가 있다.

말로 표현이 안 된 반응들은

암시로 가득한 행동으로 표현되고는 해서

말로 채울 수 없는 그 자리를

눈빛이, 둘 곳 없이 허둥대는 손짓이,

작게 내뱉는 탄성이 대신 채운다.


그리고 그런 비언어적인 표현들이

언어적인 표현들보다 더 효과적일 때도 있다.

그래서 어느 때는 관계의 괄호를

말보다, 말이 아닌 것들로 채워야 한다.

말보다 더 밀도 있고 깊게,

성긴 말보다 더 꽉 붙들 수 있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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