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데 없는 옵션만으로 2000만원을 쓰게 될지도 모른다
포르쉐는 모든 옵션을 깨알같이 쪼개 모두 가격을 붙였다. 자동차 가격표는 말 그대로 모든 옵션이 홀랑 빠진 ‘깡통차’다. 여기에 꼭 필요한 것 몇 개를 넣으면 옵션으로만 1000만원이 훌쩍 넘는다. 그런데 정말 쓸모없는 것도 옵션으로 빼서 가격표를 달아 놨다. 911 카레라의 계기반 색깔을 바꾸는데 90만원, 차 엉덩이에 붙이는 로고에 색을 입히는데도 40만원이 든다. 점점 더 들어가면 욕이 나올법한 것도 있다. 가죽패키지를 넣으면 실내를 모두 가죽으로 감싸야 하는데, 도어패널과 대시보드 등엔 가격표가 따로 있다. 수많은 옵션 리스트를 보면 대부분이 쓸데없는 것인데 그 중에 가장 쓸모없는 게 안전벨트 색깔 바꾸는 옵션이 아닐까 싶다. 성능에도, 안전에도 아무런 효과가 없는데 이게 70만원이나 한다. 그런데 강렬한 보르도 레드 컬러 벨트는 옵션으로 넣어야 한다. 벨트를 매면 마치 내가 붉은색 완장을 찬 것처럼 용기와 기백이 살아날 것만 같다. 차가 컨버터블이라면 꼭 바꿔야할 옵션이다. 멋짐이 폭발할 것이다. 안전벨트를 비롯해서 911에 필요한 옵션을 찾아 넣었더니 옵션 비용만 2880만원이 나왔다. 아무래도 크루즈컨트롤(310만원)과 전동시트(510만원)를 빼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