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진우 May 10. 2021

#28. 일론 머스크의 리더십

지금은 인류의 역사가 뒤집어지는 시기일지도 모른다

세계의 여러 자동차 회사 중에서 주가 시가총액이 가장 높은 곳은 어디일까? GM? 폭스바겐? 토요타? 놀라지 마시라. 자본주의 논리에 따르면 세계에서 기업가치가 가장 높은 자동차 제조사는 바로 테슬라다. 지난 7월 1일 테슬라는 토요타를 제치고 세계 자동차 회사 시가총액 1위에 등극했다. 2010년 미국 증권시장(나스닥)에 상장한 회사가 10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세계에서 가장 ‘비싼’ 자동차 기업이 된 것이다.   

테슬라는 10년 전 17달러로 미국 증시에 상장했다. 그리고 올해 7월 14일 주당 1795달러(시가총액 2863억3300만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주가가 무려 100배 넘게 뛴 것이다. 단순 계산으로 10년 전 테슬라 주식을 1000만원어치 샀다면 지금은 10억원이 됐을 것이다. 덕분에 일론 머스크는 세계 부호 순위 7위에 올랐다. 

주가는 미래 성장 가능성과 기대 수익성의 반영이다. 즉 지금 테슬라의 주가가 높은 건 많은 투자자가 테슬라의 미래 가치가 높다고 판단한 결과다. 앞으로 전기차는 기하급수적으로 늘 테고, 현재 전기차를 가장 많이 생산하는 테슬라는 미래에도 선도적인 위치에 있을 가능성이 높으니 주가가 폭등하는 건 당연한 결과일지 모른다. 

하지만 테슬라도 늘 성장만 했던 건 아니다.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적자 때문에 인력을 감축해야 했고, 모델 3의 생산이 지연되면서 상장 폐지가 거론되기도 했다. 전 GM 부회장 밥 루츠도 “테슬라는 분명히 파산할 것”이라며 “일론 머스크는 최고경영직을 내려놔야 한다”고 테슬라 투자자들과 머스크에게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한때 파산의 위기에 몰렸고 지금도 적자인(지난해에도 1조원 적자) 회사가 세계에서 가장 비싼 자동차 기업이 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오너의 신념과 지속 가능성이었다. 2003년 “전기차를 통해 세상을 바꾸겠다”고 공언하며 자동차 시장에 뛰어든 머스크는 적자에 허덕이면서도 전기차가 통할 것이라는 신념으로 버텼다. 그렇게 130년간 지속된 내연기관을 몰아내고 전기차 세상을 앞당겼다.   

자동차 세상의 패러다임이 빠르게 바뀌는 것처럼, 우리가 사는 지금 세상도 이동과 접촉이 극도로 제한되는 세상으로 빠르게 변모하고 있다. 어쩌면 지금은 인간과 인간이 대면하며 문명을 이뤘던 인류의 역사가 뒤집어지는 시기일지도 모른다. 

머스크처럼 파괴적 혁신과 과감성으로 새로운 세상을 개척할 게 아니라면, 급격히 변화하는 세상에서 조금 더 먼 미래를 예측하고 구성원에게 발전적인 방향을 제시하는 리더의 자질이 필요한 시기다. 새로운 세상을 창조하고 이끌 수 있다는 머스크의 신념이 구성원을 결집하는 원동력이 되고 미래 성장 가능성이 된 것처럼, 새로운 시대의 리더에겐 조직과 구성원을 단단하게 응집할 수 있는 새로운 미래상이 있어야 한다. 지금은 그게 허황한 장밋빛으로 비칠 수 있다. 하지만 일론 머스크의 말도 한때 ‘선동가의 허언증’으로 치부됐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과거 그의 허언은 지금 현실이 됐고 지속 가능한 미래 가치가 됐다. 

한국의 리더가 한국판 뉴딜로 미래 청사진을 제시했다. 바이러스가 일상을 뒤흔들고 세계 질서를 재편하며 경제를 무너뜨리고 귀중한 생명을 앗아가는 지금, 처음 맞는 생경한 세상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가진 국민들에게 발전적인 미래상을 제시한 것이다. 

실패한 부동산 정책, 고위 관료의 그릇된 도덕적 관념과 부조리, 국민적 반감만 남긴 정책 등으로 된서리를 맞았지만, 한국판 뉴딜을 발표하면서 리더의 존재를 각인시키고 국민의 불안을 보듬고 다독였다. 시기적절한 리더십이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27. 애달픔만 남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