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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임스 Jan 05. 2023

검색창은 모릅니다

잊혀진 자신감을 찾아서

감각의 부재

감각이 없어서 무서웠다. 짬뽕 간 맞추는 감각은 있는데, 꽃을 조화롭게 만들고, 식물을 예쁘게 다듬어 화분에 적절히 식재해야 하는 건 도통 감이 안 왔다. 겁도 많이 났다. 죽일까 봐, 잘못될까 봐... 다른 선택지가 없기에 일단 도전해야 하지만, 생물을 다루는 일은 생각보다 돈이 많이 들었다.


결국 한 달이나 회피했다.

당시 여자친구이자 사장님이었던 현 와이프이자 대표님께서는 '사료값이라도 벌어라' 라며 교육을 시켜주셨다. 일단 눈앞에 있는 것부터 하나씩 해보자는 이야기를 하며 이름부터 외우게 했다. 

비싼 거야, 스위트피

'달콤한 향이 나는 완두콩과 식물'이란 뜻에서 스위트피. 부케 양쪽으로 자유롭게 뻗은 노란색 꽃. 달콤한 레몬향이 얼마나 좋은지, 꽃시장에서 보면 정말 반갑다. 와이프는 새 꽃이 들어올 때마다 나를 불러 이야기해 줬다. 꽃의 향과 형태, 질감, 줄기의 특징, 어디서 수입된 꽃이고 어떻게 쓰이는지까지.


지적인 대화를 위한 넓고 얇은 지식을 추구하는 나에게, 참 흥미로웠다. 생물을 다룬다는 두려움은 와이프덕에 사라졌고, 조금 더 과감히 손에 쥐고 무언가를 할 수 있게 됐다. 그냥 하면 됐었는데, 이렇게 간단한걸... 그렇게까지 겁냈을까. 내가 새로운 것과 가까워지는 방법을 알았던 와이프의 '인내심'이 아니었다면 나는 지금쯤 뭘 하고 있었을까...^^;;

처음 만들었던 꽃바구니

일을 하다 보면...

두렵고 하기 싫을 때가 있다. 그럴 땐 내가 했던 일을 떠올려본다. 혼자서 1시간 동안 80명의 고기를 끊김 없이 공급하는 미션도 울면서 해냈고, 무릎 나갈까 봐 모두가 말리던 자전거대회도 완주했다. 해냈다는 성취감을 시작으로, 내가 그때 어떻게 해냈는지 하나씩 되짚어 보며 잊고 살던 자신감을 깨우친다. 때로는 성취의 순간에 함께 했던 사람에게 전화해서, 기운도 받는다. 그러면 정말 힘이 난다.


있을 거야 분명

자신만의 성공습관, 나만의 강점. 분명 있다. 잊고 있고, 모르고 있을 뿐. 나처럼 의지가 약한 사람은 '돈'을 내고 '강제성'을 부여 받는 것을 권하며, 도전이 두려울 때를 대비해 '성공기록'을 남겨두는 것도 추천한다. 적어놓고 다시 안보는 '낙서'가 안되려면 꼭 출력해서 벽에 붙이시길.


실패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새해다짐이라던데, 나는 나만의 새해다짐을 이루는 성공습관을 또 하나 찾았다.


글루틴 만세


와이프 만만세



                    #팀라이트 #글루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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