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는 내일, 효도는 지금 해야.
엄마의 얼굴을 못보겠다.
결혼을 하고 집에 갈때마다, 얼굴만 봐도 눈물이 난다. 나는 애써 아무 말이나 해댄다. 별 시덥잖은 이야기라도 가득 뱉는다. 흔들리는 것이 엄마의 눈동자인지, 내 눈동자 인지는 모르겠다. 애써 서로의 눈물을 가로막지만, 촉촉한 목소리에 잔향이 쓰다.
엄마가 참 많이 늙으셨다. 고왔던 엄마의 손에 가로, 세로 주름이 많아진걸 보면서 미안했다. 엄마는 나 때문에 하지 않아도 될 고생을 하셨다. 이 나이에 완전한 경제적 독립을 하지 못한 나를 탓하지 않으시고... 한달간 아침부터 고생하셔서 벌어온 돈을 보내 주시며 더 못챙겨줘서 미안하다고 말 끝을 흐리신다.
결혼 전, 엄마 아빠와 떠난 가족여행.
4여행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할 정도의 짧은 시간이었다. 시장에서 사온 비지로 며칠씩 식사를 하시며 아들 뒷바라지에 온 힘을 쏟던 부모님께, 아름답고 소중한 가족의 추억을 만들어 드리고 싶었다. 부모님은 내 이야기를 듣고 몇주 전부터, 당일에도 너무도 설레하셨다. 하루종일 웃으시며 참 좋아해주셨다. 이렇게 좋아하시는데, 나는 그동안 왜그랬을까. 집에 계신 부모님은 신경조차 쓰지 않고 오늘의 즐거움에 취하며 낯선 사람들에게 호의를 배풀며 살아왔다.
잊지말자.
나보다 나를 더 사랑하고, 아껴주시는 두 분의 은혜를 잊지말자. 나이만큼 빨라지는 것이 세월이라는데, 빠르게 흘러가는 부모님의 세월에 '가족의 행복'이라는 따뜻한 굽이를 만들어야지.
얼굴보고 말 못하는 말, 사랑합니다.
#글루틴 #팀라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