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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임스 Jan 02. 2023

스스로 글쓰기는 실재하는가

써야지만 외쳤던 남자의 변명 1233자

'작년 7월 5일에 뭐 하셨어요?'

2023년 1월 2일에 질문받는다면, 무슨 생각이 들까. '그때 뭐했더라', '그런 걸 왜 묻지' 등등 떠오르면서도 진짜 그날 뭘 했는지 떠올리려면 제법 걸린다. 만약 다이어리가 있다면 그날을 펼칠 것이고, 노트앱이 있다면 날짜를 검색할 수 있다. 기억을 더듬는 것보다, 기록을 남기는 것은 효율성과 기억을 보관함에 있어 효율적이다. 그래서 나는 되도록 매일, 나의 감정과 상황을 기록하려 노력한다.


나는 쓴다

이것저것 많이 기록한다. 노트와 앱에 가득 기록한다. 특히 카카오톡 '나와의 채팅'의 내용은 삼라만상이 담겨있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감정과 생각, 어디서 들은 명언까지 가득한 기록'은 담아두는 행위로 끝난 다는 것. 나는 기록했다는 것에 만족하고, 다시 보지 않으며 떠올리지 않는다. 정리되지 않은 기록은 잊히고, 기록하지 않은 감정은 사라진다. 다시 슬프지 않도록, 다시 찾아보지 않도록. 나는 미래의 수월함을 팔아 오늘의 나태를 사는 일을 멈추자.



언젠가 쓰겠지, 언젠간 하겠지

나태한 내가 매년 사고 매년 1월만 쓰는 A4사이즈의 다이어리가 있다. (뭐라도 많이 담아보겠다고 항상 큰 걸 샀다.) 올해도 어김없이 샀다. 혼자서는 어김없이 안 쓰겠지. 이래선 안될 것 같다. 잠깐 쓰고 잊는 다이어리, 대화방에 글감과 사진을 한참을 쌓다가 결국 삭제해 버리는 '루틴'은 그만하고 싶다. 그래서 새 루틴을 만들었다. 바로 '보이스 로그'


'후후, 마이크 테스트. 하나, 둘'

갑자기 성우가 되겠다는 것이 아니라, 내가 쓴 글에 서정적인 멜로디를 더해 기록을 남기고 싶다. 낭독이 될 수도 있고, 노래가 될 수도 있다. 멍하니 먼 산을 바라볼 때, 따뜻한 말이 그리울 때. 여러 순간에 편하게 보고 들을 수 있는 기록을 만들고 싶다.


이젠 합시다

내 소중한 기록의 쓸모를 위해, 나는 쉽고 편하게 읽히는 글을 쓰는 훈련이 필요하다. 다짐만 한다고 해서 뭐가 될까. 오늘은 다짐 2일 차. 어떻게든 책상에 앉으려 노력했다. 심지어 장나온 호텔에서 노트북을 켰다. 갑자기 적극적인 이유는 자발적 구속덕이다. 혼자서 다짐하면 나는 안된다. 그런 인간이 아니다.


그래서 함께 글 쓰는 모임을 선택했다. 브런치 레이블 '팀 라이트'와 함께하는 글루을 신청했다. 1월에 주 5회, 총 20개의 글을 나는 맺기로 약속했다. 과연 나는 20개의 글을 쓸까. 20개의 변명을 댈까. 1월은 내가 꿈꾸던 '보이스 로그'를 위해 딱 20개만 써보자.


P.S 오늘 인증까지 1시간 15분 남았다고 연락이 왔다. 초조하다.


#글루틴 #팀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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