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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piphany Sep 08. 2019

MBA Journey - 여성 보스는 정말 다른 가

중국 친구들과 Hotpot을 먹으며

    대학원 친구들과 남성 보스와 여성 보스의 차이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야기의 시작은 한 친구의 인턴십 과정에서 여성 보스와의 관계가 힘들었다는 불만 토로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하나 둘 그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더니 ‘왜 그 여성 보스가 보통 사람과는 달리 평범하지 않은 성향’을 갖게 되었을 지에 대한 각자의 가설을 꺼내놓기 시작했다. 예를 들면 누군가는 ‘여성들이 남성들보다 감정을 보다 빨리, 혹은 섣부르게 표현하는 기질을 갖고 있기 때문에’ 라는 등. 하지만 이렇게 흘러가는 대화를 듣다 보니 설명하기 어려운 불편한 감정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나의 길지 않은 업무 경험을 돌이켜봐도 ‘감정을 섣부르게 드러내는 남성 보스’를 그렇지 않은 여성 보스보다 훨씬 많이 마주한 것 같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국 나는 이 대화의 방향이 ‘보스 개인’이 아닌 ‘남성’과 ‘여성’의 차이에 대한 주제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이 잘못되었으며 이 또한 결국 우리가 성에 대해 가지고 있는 편견을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에 다다르게 되었다. ‘다양성’을 중시하는 이 곳에서 그리고 누구도 자신이 진보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고 자부하는 곳에서도 이런 사고는 만연했다.


    사실 그 보스가 ‘이상한’(그의 해석에 따르자면) 이유는 성별의 차이에서 뿐 아니라 다양한 곳에서 발생했을 수 있다. 예를 들면 1. 개인 성격(유전 혹은 성장 환경에 따른 성격 형성) 2. 상황의 특수성(해당 프로젝트에 더 부담을 가질 만한 이유가 있다던 지) 등 나열할 수 없을 만큼 개인이 보이는 특징을 설명할 수 이유는 많다. 그리고 물론 ‘성별에 따른 성격 차이’가 이 중 하나의 이유로 들어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첫 번째의 이유는 아닐 수 있으며, 또한 열 번째 이유에도 포함되지 않을 수 있다. 그것이 결코 1. 남성, 여성 유전자 및 호르몬에 의한 차이에 의한 사실이라는 것이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는 이상 혹은 2. 사회적으로 길러진 남녀 역할 차이에 대한 세뇌를 통해 나오는 행동이라는 것이 사회학적으로 증명되지 않는 이상 우리는 결코 단순히/무심코 그것이 ‘성별 차이’에서 오는 괴팍함이라고 정의 내려서는 안 되는 것이다. 과연 왜 이렇게 사고하게 되는 이유가 무엇일지 생각해보았을 때


1.    눈에 보이는 가장 큰 차이 (남자 or 여자)

2.    생각하기에 단순하다 or 쉽다. (위에서 열거한 1번 2번 3번 … 의 보기에서 원인을 찾아보려고 하니 그 사람에 대해 자서전 격으로 너무 많은 정보를 알아야 하고 이는 우리가 빨리 내리고 싶은 결론 (’이 보스는 역시 ~~ 하기 때문이 이상한 것이었어!’)을 지체시킨다. 또한 우리는 회사에서 결코 그렇게 많은 정보를 입수하지 못하며 그리고 그럴 의지도 없다.)

3.    사회적으로 용인된다. 그 특징을 ‘성별’ ‘국가’ ‘결혼 여부’ 등의 요소에서 찾으려고 하는 시도 자체가 사회적으로 이상한 것으로 여겨지지 않는다. 오히려 자연스럽다고 여겨진다. 이는 때로 굉장히 폭력적이지만(‘중국 사람이어서’ ‘결혼을 안 해서’ 등과 같이) 마치 객관적인 판단 기준인양 그 모습을 위장한다.


    그리고 마지막 또 하나. 우리의 경험의 데이터베이스 상 남성 보스의 경우 많은 예시를 갖고 있지만 여성 보스는 그렇지 않다는 것. 따라서 만약 약간 상식에서 벗어난 남성 보스를 만나게 되면 평균 회귀 법칙을 고려하여 그를 또 다른 하나의 예시로서 데이터 베이스에 넘겨주는 데 비해 특이한 여성 보스의 경우 그 특수한 원인을 분석하려고 하며 이를 통해 하나의 여성에 대한 ‘법칙’ 혹은 ‘이론’을 만들어 내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짧은 식사 자리였지만 항상 판단을 함에 있어 좀 더 신중해져야 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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