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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재홍 Jan 14. 2024

레 미제라블을 다시 읽어보다.

법은 지옥을 만들고(빅토르 위고), 사랑은 하느님나라를 만든다.


그는 나뭇가지를 치는 계절에는 하루에 24수를 받았고, 그런 다음엔 가을 일꾼으로, 잡역부로, 소 치는 일꾼으로 육체노동자로 고용되었다. 그는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다. 그의 누나 역시 누나대로 일을 했지만, 어린아이들이 일곱이나 있는데 무슨 일을 할 수 있었겠는가?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그들은 차츰 가난에 쫓기고 몰리는 슬픈 군상이 되었다. 그러던 중 혹독한 겨울이 왔다. 장 발장은 일거리가 없었다. 가족은 빵이 없었다. 빵이 없었다. 글자 그대로 거기에 일곱 아이들. 어느 일요일 저녁의 파브롤의 성당 앞 광장 쪽 빵집 주인 모베르 이자보가 잠을 자려는데, 진열대의 창살 친 유리창에서 찰카닥 하는 소리가 들렸다. 나와 보니 창살과 유리를 한꺼번에 주먹으로 때려 부순 구멍으로 팔 하나가 쑥 들어와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그 팔은 빵 하나를 집어 가져갔다. 이자보는 그를 쫓아가 붙잡았다. 도둑은 빵을 던져버렸으나 팔에는 아직도 피가 흐르고 있다. 그는 장 발장이었다.(156쪽)

“이것 보세요. 여기에는 이렇게 쓰여 있습니다. 장발장, 석방된 징역수, 출생지…. 이건 당신에게는 아무래도 상관없겠죠? 십구 년 간 징역살이를 한 자임. 가택 침입죄 및 절도죄로 오 년, 네 번의 탈옥시도로 십 사년, 극히 위험한 인물임 이렇습니다. 모두들 저를 쫓아냈습니다. 그런데 댁에서는 저를 받아주시렵니까? 당신은? 여관인가요? 먹을 것을 주고, 재워주시겠다는 말씀인가요? 댁에 마구간이 있습니까?”

“마글루아르 부인”주교는 말했다. “침소의 침대에 흰 침대보를 깔아놓아요” 두 여인(살림을 하는 마글루아르 부인, 여동생인 바티스틴-인용자 주)이 주교에게 얼마나 잘 복종하는가에 관해서는 이미 설명한 바 있다. 마글루아르 부인은 명령을 수행하기 위해 식당에서 나갔다. 주교는 남자 쪽으로 몸을 돌렸다. “자 노형, 앉아서 불을 쬐시오. 우리는 곧 저녁밥을 먹게 될 것이고, 당신이 저녁밥을 잡수는 동안에 잠자리가 마련될 것이오.”(140쪽)  

장발장, 나의 형제여. 당신은 악이 아니라 선에 속한 사람이오. 나는 당신의 영혼을 위해 값을 치렀소. 나는 당신의 영혼을 암담한 생각과 영벌의 정신에서 끌어내 천주께 바친 거요(193쪽)

아득한 옛날부터 몽트뢰유쉬르메르에는 영국의 흑옥과 독일의 흑구슬을 모조하는 특수 공업이 있었다. 이 공업은 원료가 비싸서 임금을 제대로 지불할 수 없었기 때문에, 늘 침체되어 있었다. 그런데 팡틴(비혼모, 무책임한 코제트 아빠에게 버림을 받고, 코제트를 낳았는데, 사용자들이 아이가 딸린 팡틴을 받아주지 않아 데나르티에 내외에게 맡겼는데 데나르티에 내외는 사기꾼이라 양육비 명목으로 돈을 뜯어냄. 결국 팡틴은 마을 사람들이 마들렌 시장이고 부르는 장발장의 도움을 받아 공장에서 일했는데, 어느 오지랖넒은 아줌마가 공장 사람들에게 비혼모라고 나쁜 소문을 내어 일하지 못함. 사정을 안 장발장의 배려로 수녀원에서 살면서,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팡틴은 따님과 첫 영성체를 하는 날을 기다리다가 병으로 돌아감. 데나르티에 내외에게 학대를 받던 코제트를 장발장이 구출하여 입양을 함. 양부에게 불어를 배웠고, 공화주의 동지인 포슐르방의 배려로 수녀들과 살면서 고운 아가씨로 자란 코제트는 아르보 누옥에서 살면서, 할아버지에게서 독립한 마리우스 청년과 사랑에 빠져 행복한 결혼생활을 함.)그 검은 패물의 제조법에 전후후무한 변화가 일어났다. 1815년 말에 어느 타관 사람 하나가 이 도시에 와서 살면서 그 제조법에 새로운 고안을 하여 수지 대신에 그저 끼우기만 하면 되는 쇠고리를 사용하게 하였다. 이 작은 변화는 하나의 혁명이었다. 이 작은 변화는 실제 원료값을 굉장히 감소시켰으니, 이로 인해 노임을 올려서 그 지방에 혜택을 주었고, 둘째로 제조법을 개선하여 소비자에게 이익이 되었고, 셋째로 훨씬 싼 값에 팔면서도 수익을 세배나 올려서 제조자 측에도 이득이 되었다. 288쪽 

빅토르 위고 씀, 정기수 옮김, 《레 미제라블》1, 민음사. 2012년.

장기용 요한 신부님이 성찬례 때, 삼국지연의에 나오는 유비, 관우, 장비의 만남과 함께 만남의 예로 드신 《레 미제라블》에 나오는 미리엘 주교, 장발장 이야기를 인용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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