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의식에 대한 편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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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하면서 질서를 지키지 않는 사람들 때문에 종종 언쟁이 발생하곤 한다.
캄보디아에서 태국으로 넘어갈 때의 일이다. 두 나라 모두 관광으로 유명해서인지 아침 일찍 출발했음에도 국경엔 사람이 많았다. 캄보디아에서 출국할 때 어느 아줌마가 새치기를 시작했는데, 한 명이 먼저 자리를 잡더니 그들의 무리를 부르곤 단체로 몰려와 새치기를 했다. 이후 태국 입국장에서도 기다랗게 줄을 섰는데, 캄보디아 가족으로 보이는 무리가 새치기를 시작했다. 한 여행자는 단호하게 "뒤로 가"라고 했고, 다른 서양 여행자는 "너네 나라는 모두가 새치기하는 사람뿐이냐?"며 역정을 냈다.
인도의 함피에서의 일이다. 이곳에 가려면 작은 강을 하나 건너야 하기 때문에 나룻배를 타야 한다. 강가 주변 여기저기에서 배를 기다리던 여행자들은 매표를 시작하자 표를 파는 인도 할아버지 앞으로 모였다. 아니 둥글게 에워쌌다. 처음엔 한 명 한 명 순서를 기다리며 차례로 표를 끊는가 싶더니, 이내 서로 다급해지기 시작했다. 한 서양 여행자가 끼어들며 10루피를 쥔 손을 먼저 내밀었다. 그 순간 질서는 무너졌고, 나도 더 늦기 전에 10루피를 쥔 손을 내밀었다.
못 사는 나라는 못 배워서 질서가 없구나
잘 사는 나라라고 잘 배워서 질서를 잘 지키는 것도 아니구나
그동안 속으로라도 '이 나라는 아직 문화의식이 이 정도밖에 안되는구나'라고 생각했던 내가 부끄럽다.
표를 사려고 부산 떠는 '잘' 사는 곳에서 온 여행자들은 '못' 사는 사람들의 눈에 어떻게 비췄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