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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애 Apr 01. 2024

선생님도 병원 문 닫고 3년 동안 가정보육 하셨나요?

존 볼비(John Bowlby)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인 「삐뽀삐뽀 119」를 집필한 하정훈 소아과 의사 선생님은 스타다. 최근 유튜브를 시작하신 모양이다. 워킹맘끼리 모여있는 단톡방에한 엄마가 링크를 첨부하며 눈물자국이 있는 이모티콘을 보내왔다.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과 함께. 제목부터 실랄했다. '어린이집 가는 나이? 정해드립니다!' 영상의 요지는 만 3세 이전에는 어린이집에 보내는 것은 득 보다 실이 크다는 것이었다.


어린이집을 보내고 있는 나는 이기적인 부모인가? 어린이집을 보낸 것은 좋지 않은 선택이었을까? 끊이지 않는 질문과 자책이 이어지는 카톡 방의 글을 읽다가 내 생각을 정리해 답장했다.





여기서 어린이집 입소 시기를 만 3세에서 끊은 건 애착형성 때문인데, 존 볼비(John Bowlby)의 애착 이론에따르면 애착형성은 소통의 양이 아니라 소통의 질이 중요하다죠? 어린이집을 3세 이전에 보낸다 하더라도 하원 후나 주말에 엄마, 아빠가 아이에게 집중해서 질 높은 상호작용을 해주려고 노력하면 충분히 보완이 된다고 생각해요.


어쩐지 어린이집 문제는 '자연분만 vs 제왕절개', '모유수유 vs 분유 수유'에서 또 한 번 이어지는 선택지 같아요. 제왕절개하고 분유로만 키워도 건강하고 잘 자라는 아이들이 많잖아요? 어린이집 보내는 시기도 나중에 되돌아보면 우리 아기들의 긴 성장과정을 봤을 때, 크리티컬 한 결정적인 요인이 아닐 거라고 생각해요.


덧붙이자면, 어린이집 문제는 은연중에 여성에게만 너의 커리어냐 아이의 발달이냐 하는 딜레마를 던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아이는 부모가 함께 낳아 기르는 것인데, 임신/출산/육아와 관련한 고민들은 자꾸 여성에게만 화두를 던져요.


하정훈 의사 선생님은 본인 자녀 셋 기르실 때 9년 동안 어린이집 안 보내고 병원 문 닫고 양육하셨는지도 궁금해요. 하정훈 선생님이 아이를기르던 시절에는 일하는 여성이 적었고,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사는 대가족이 많았을 거예요. 지금과는 상황이 다르지요.


보육기관인 어린이집의 장점은 잘 취하고, 단점은 보완하면서 각자가 처한 상황에 맞게 선택하는 게 정답 아닐까요? 가정마다 상황이 다르니 어린이집 문제를 두고 함부로 조언할 수 없고요.


어떤 선택이든 부모가 아이에게 미안해하는 마음을 갖고 안쓰럽게 쳐다보기보다는 '나중에 너도 일하는 엄마가 있어서 자랑스러울걸?' 하는 당당한 마음을 가지려고 해요. 하정훈 선생님 모토가 '부모가 행복해야 자녀가 행복하다' 아닌가요? 뿌!




하정훈 선생님 책은 베스트셀러답다. 초보 엄마에게 도움이 될만한 정보가 잘 정리되어 있어 나도 매번 꺼내보는 책이기 때문이다. 좋은 책을 만들어주셔서 감사한 마음이 열에 아홉이다.


다만, 어린이집 입소 시기와 관련해서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 나의 의견을 조심스레 들춰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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