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지애 Apr 01. 2024

위험한 육아 조언들의 공통점

발달 단계, 내적 작동 모델(Internal working model)

같은 반엄마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시간이 갈수록 자식을 너무 사랑하는 것 같아 스스로 경계 중이라고 했다. 최근에 본 인스타그램 글을 읽고 걱정이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인스타에서 읽었다는 글은 대략 이렇다.


-사랑이 '집착'으로 이어지면 안 된다. 아이에게 엄마의 희망 사항을 투영하고 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욕구 해소의 통로로 아이를 생각할 수 있다.

-아이와 부모는 별개의 존재임을 기억해야 한다. 아이는 아이의 삶을, 부모는 부모의 삶을 살아야 한다.


토막 난 짤막한 글이다. 모두 맞는 말이다. 그러나 그가본 인스타 글은 만 1세를 갓 넘은 영유아를 기르는 양육자에게 해당되지 않는 지침이었다. 적어도 학령기에들어선 아이를 기르는 양육자들이 참고할만했다.


맥 빠진 육아 조언들의 공통점은 발달 단계(developmental stage)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발달단계란? 현저하게 구분되는 발달의 양상에 따라 나눈 단계이다. 각 단계에는 아동이 반드시 달성해야 할 굵직한 미션이 기다리고 있는데, 이때 양육자(교육자)는 아동이 발달 과업을 안정적으로 획득한 후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해야 한다.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아동을 가르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아동 발달의 인지적, 정서적, 신체적 발달의 특성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다.


자식을 너무 사랑하는 것 같아 스스로 경계 중이라는 그의 말은 그래서 불편했다. 바른길로 가고 있으면서도 스스로를 의심하고 걱정하는 그에게 근거를 가지고진짜 위로를 건네고 싶었다. 인스타그램에서 정확하게획을 긋지 않고 두리뭉실하게 넘어가는 명언 모음집 글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는 이유를 또렷하게 설명하며 언어적 지지와 응원을 덧붙이고 싶었다. 직접 내밀지 못했던 말을 이곳에 적어본다.





당신의 사랑을 의심할 필요가 없어요.


사랑과 집착은 달라요. 학자들이 말하는 '사랑'은 아낌없이 주는 마음이자 상대방이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의상태라고 해요. 반면 '집착'은 상대방에게 기대하고 받아내려는 마음이자 자기 욕구 충족을 제일 우선시하는모습이고요. 사랑하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솟아나서 마음껏 주는 일은 걱정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사랑은 주면 줄수록 좋은 것이에요.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는 것은 멋진 일이고 행복하고 감사한 일이에요.


영아기(만 2세 이하)의 주요 발달과업은 양육자와의 '정서적 친밀감, 심리적 연결감, 애착'을 경험하는 것이에요. 정서적으로 부모와 연결되어 있으면서 충분한 심리적 돌봄을 받는 것이 중요한 시기지요. 전문가들은 이때는 훈육도 적절하지 않다고 해요. 도덕이나 규칙을 가르치지도 않아요.


애착 이론으로 유명한 존 볼비(John Bowlby)의 '내적작동 모델(Internal working model)' 개념에 따르면, 영아기의 아기들은 1차적 애착 대상(양육자)과의 관계를 통해  통해 평생의 새로운 관계를 맺는 틀을 만든다고 합니다. 이 시기에 부모의 사랑을 듬뿍 받고, 부모와 심리적 연결감을 느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다는 뜻일까요? 엄마와 소통할 수 없는 아이는 자기 자신과도 소통하지 못한다고까지 말해요.


사랑을 듬뿍 주고 있는 당신, 지금 멋지게 잘하고 있어요. 의심 말고 가던 길로 계속 가세요.

매거진의 이전글 선생님도 병원 문 닫고 3년 동안 가정보육 하셨나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