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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애 Apr 01. 2024

나의 첫 담임 선생님께

손편지


선생님, 안녕하세요. 춘이 엄마입니다.


1년 동안 어린이집 생활을 즐겁게 보낼 수 있게 도와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춘이가 좋은 선생님을 만날 수 있는 복을 올해 다 써버린 것 같아요. 선생님께진정성을 담은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어 고민하다 편지를 씁니다. 특히, 어린이집에서 낮잠을 시도한 것이나, 유제품과 계란이 들어간 음식을 시도해 보았던 것은 특히 저 혼자서는 할 수 없었던 일이었기에 더욱 감사한 마음이에요.


선생님, 저는 가슴에 사랑을 담아서 가르쳐본 적도 있고 사랑 없이 가르쳐 본 적도 있습니다. 그래서 선생님께서 가슴에 사랑을 담아 춘이를 지도해 주시고 계시다는 것을 금방 알아챌 수 있었어요. 선생님 표 사랑은 신선하고 싱그러우며 따뜻했습니다. 그 가르침 덕분에고작 떡잎 두 장뿐이었던 춘이는 어느새 본잎 여러 장을 틔우며 나날이 성장하고 있답니다.


알레르기가 있고, 스스로 하길 좋아하고, 두 돌까지 젖을 먹는 춘이를 지도해 주실 땐 곱절의 노력을 필요로 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1년이라는 긴 호흡의 시간 동안 중간중간 개인적인 일로, 직장 내 일로 피곤하고 힘드신 때도 분명 있으셨을 텐데 늘 청량하고 씩씩한 모습을 보여주셔서 참 멋진 선생님이라고 생각했습니다.제가 추구하는 외유내강의 모습이었거든요.


감사하다는 말이 반복되면 감사하다는 말의 무게가 가벼워질까요?  


1년 동안 저희 부부가 덜 싸울 수 있었던 것, 제가 춘이에게 인상을 덜 쓸 수 있었던 것은 믿고 맡길 어린이집이 있었고, 믿고 따를 수 있는 담임선생님이 계셨기 때문입니다. 나 편하자고 아이를 떼어놓았다는 죄책감을느끼지 않게 어린이집에서 꼼꼼하고 알차게 지도해 주셨기 때문에, 저는 춘이를 등원시킨 후 집으로 돌아와 음식도 장만하고, 일기도 쓰고, 요가도 하며 재충전할 수 있었습니다. 견디는 시간이 아니라 누리는 시간. 그 값진 소중한 시간을 선물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선생님, 자주 행복하세요. 늘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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