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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긍정스민 May 21. 2020

24. 사진 같이 찍어도 될까요?

팔콘

카타르에 있을 때 이야기 한 편 가져와보겠습니다.


오전 1시 55분에 출발인 한국행 비행을 위해서 보통 자정에 공항에 도착합니다. 그 날따라 평소보다 줄이 5배는 길어있고 결국 30여분만에 티켓을 받아듭니다.
 "창가쪽 가능한가요?"
 처음으로 창가이자 비상문 근처에 있는 자리 37D를 받습니다. 좌석 공간도 여유 있으니 좋습니다.
 
 공항 내부로 들어가려는데, 저 멀리서 팔콘을 손에 쥔 카타르 두 명이 다가옵니다. 하얀 디쉬다쉬를 차려입은 사람이 눈을 가린 매를 정성스레 데리고 오는 모습을 보니 신기한지, 한 여자 여행객도 눈이 커지네요! 기내에서 본 적이 있고, 와키프 쑥에서도 팔콘을 본 적이 있지만, 공항에서 본 기념이니 그냥 지나갈 수 없습니다.


 '여자가 요청하는 게 당황스러울까요?'
 '제 요청이 이해가 되지 않는걸까요?'
 카타르인은 팔콘만을 손으로 내밉니다. 하긴 같이 찍는 게 이상할 수도 있었나요? 팔콘은 눈이 가려져 있고, 발은 주인의 손에 꽉 붙들려 있습니다.


수트케이스를 찾으면 겨울 외투를 꺼내 입어야겠습니다.


오후 4시 30분,

7시 41분 비행시간을 날아와 도착한 한국은 외부 기온은 영하 2도랍니다.


수트케이스를 기다리는데, 제 짐에 노란 자물쇠가 걸려 있네요? 말로만 들었는데 짐에 실려온 가방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체류지에 굳이 가방을 들고 다닐 일도 없어, 이 참에 한국에 두자 싶어서 들어온 건데 이게 화근이 되었습니다. 되팔기용도 아니고, 갓 사들고 온 것도 아닌데, 노란 자물쇠가 걸려 있다는 이유만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비상입니다.


일정 시간이 지나니 자물쇠에서는 요란한 소리가 울립니다. 아마 경험 있으신 분들 있을거에요. ‘낙인된' 가방의 주인이라는 소리가 귓가를 맴도니 기분 참 이상합니다. 제가 걷는 게 걷는 게 아니에요. 검역대에 서니, 검역관 아저씨의 어조는 꽤 단호합니다.


 "수트케이스에서 뺀 것이 있어요? 여권 주세요."  
 여권 조회 후 결격사항이 없다는 게 확인되고, 제거된 자물쇠는 풀려나기는 했습니다.


유독 인천 국제공항에서는 짐 속에 담아오는 가방에 민감하기는 했던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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