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멈춰야 보이는 것
주말마다 맘스홀릭 카페에 그 주간 에세이를 적어내며 브런치에도 같이 발행하려고 합니다.
지난 주 작성한 현재진행형인 부부 이야기 입니다.
토요일이다.
벌써?
이번주는 유독 빨리 지나간 거 같다.
그만큼 바쁜 게 살아낸 거 같다.
위기의 시간이 지나면서 홀로 서야 한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현실적인 갈등의 극을 가정하는 게 아니다.
횟수로는 9년차 부부인데 같이 건강검진을 받은 게 1번은 기억이 난다. 아이를 임신하기 전이었나보다. 그나마 올해 같이 받나 싶더니 위기의 부부되는 바람에 1번이 기억나는 게 아니고, 한 번 같이 받은거다.
신랑의 건강검진 결과지는 어제 도착한다. 같이 검진을 받든 그렇지 않든 누구의 결과지이든 자연스레 보게 되는데 첫 장에 주의해야 할 소견이라고 해야하나. 한 장을 이래저래 채워진 걸 보면서 스스로 관리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집 사람으로 해준 게 뭐가 있나는 생각도 든다.
말버릇처럼 혼자서 먹고 살 길 생각하라고
홧김에 신랑이 던지는 소리라고 생각했고 해를 지낼수록 건강에 이상소견이 줄어들게 관리하는 것이 이상적이겠지만, 어제의 결과지는 그냥 현실이다.
아이가 있기 전에는 주말마다 수영도 배우러 다니고 비활동적인 나랑 달리 휴일에는 산 찾아 물 찾아 가는 사람인데, 언제부터인가 건강찾아 다니는 휴일은 적어진 거 같다. 이사 전 별내에 사는 동안 갓 들어선 수영장도 생겨 다니던 수영장을 갈아타기도 한다. 신설된 곳은 50m 레일이라 전보다 두 배 길어진거니 아무래도 호흡도 체력도 더 받쳐줘야 하는 것을, 상대적으로 1/2 부족해진 거 같은 착각에 더 열의를 다질 기회도 있었던 거 같다. 결국 첫째가 태어나고 첫째를 키우고 그러다 둘째가 생기고 이사하니 아이들 데리고 외출 하는 것도 일이다.
가족수영은 언제 가능할까
둘째는 지금 배밀이 중일 뿐이다. 뒤집기는 하는데 발이 허공에 있으니 앞으로 나아가지 못해 매번 울음을 터트린다.
아가야, 발이 바닥에 닿아 밀어내는 힘으로 앞으로 나가는 거지.
토들러에 앉혀 놓으면 그 앉는 의자에서도 본능적으로 뒤집기 하려다가 몸이 활이 되어 울고 있기도 하고, 요즘 보는 둘째의 울음 포인트에 언제 크려나 싶다. 첫째는 처음이라 88일 되는 날 뒤집기를 했고, 생후 9개월부터 걷기 시작한 걸 기억하지만, 둘째의 뒤집기는 백일 전이긴 했겠지.
첫째는 첫째가 태어난 세상을 경험하는 게 모두 새롭듯,
그런 첫째의 발달과정이 매번 새로웠다면
둘째는 이미 본 영화 다시 보는 거 같다.
첫째와 둘째는 같은 뱃 속에 있었지만 닮은 걸 찾자면 왼쪽 볼에 보조개 들어가는 거?
그만큼 머리 색부터 몸에 힘을 주고 있는 정도가 어쩜 극과 극인지
달라서 더 소중하다.
어느덧 신랑에게 두는 관심보다는 아이들에게
어떻게 출퇴근하는지 관심보다는 내가 어떻게 손을 덜 수 있을지
아이들이 준 변화는 분명 있는 거 같다.
그럼에도 고비 뒤 잔잔함이 올 때면
다시금 봐줘야 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생각해보게 되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