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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긍정스민 Oct 15. 2021

승무원ㅣ비상약


체질상 감기도  안걸리는 편이지만, 도하에 오기 전에 필요한 비상약을 가져 온다. 해외 체류로 비행하면서 무슨 약들을 실제적으로 먹었는지 생각해본다.



1. 철분제

한국에서 건강검진을 받고 가지만, 회사 자체적으로 건강검진을 진행한다. 보통 철분수치가 평균 내외일텐데, 간단하면서도 쉽게 빈혈수치를 올리기에는 철분제가 효과적이다. 생각지 못했어서 그 때는 배치메이트가 도움을 줬었는데, 평소 빈혈기가 있다면 챙기는 게 좋다.


2. 입술물집 연고제

입술물집은 비행크루에게 비행에서 제외될 수 있는 명백한 이유 중 하나이다. 주로 체내 면역력이 떨어져 입술에 물집처럼 올라오는 것으로 누적된 피로나 과도한 스트레스 및 부족한 잠이 원인이 될 수 있을 거다. 불규칙한 영양도 하나의 이유가 될 수 도 있기에 매일 같이 비타민 영양제를 먹어주는 게 효과적이지만 막상 입술 물집이 올라오면 아시클로버 연고를 자주 사용한다. 한국에서는 3-4천원인데, 도하에서 50리얄(1.5만원) 주고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산 적 있다.


입술물집이 생겼을 때는 가능한 터트리지 않고 4시간에 한번씩 연고를 발라주라고 하지만ㅋㅋㅋ 내가 주로 한 방식은 입술물집을 터트린 뒤에 연고를 바르는 거다. 입술이 약 3-4배 급 부어오르다가 줄어들면서 아물게 된다. 이렇게 하면 빠르면 이틀 안에 회복이 되었던 듯 하다.


3. 화상 치료제

뜨거운 물이나 오븐에 데이는 경우에 가장 먼저 찬물이나 얼음으로 화상부위의 열을 식혀주는 게 좋다. 그래야 나중에 벌겋게 살이 부어오르거나 덧나지 않는다. 화상치료제는 생각보다 쓴 적이 없지만 가져오면 유용하다.


4. 상처 회복제

최근에 철제에 오른쪽 네번째 손가락을 끍혀 버린다. 얇게 살점도 베어나가고 살이 아무는 데까지 3주 넘게 걸린 듯 하다. 열에 의해 데이거나 긁혀서 상처가 난 경우 티가 나지 않게 커버 가능하면 상관없지만, 눈에 보이면 역시 비행에서 제외된다. 만일 별 무리없이 비행하게 된다면, 상처부위에 바른 컨실러는 깨끗하게 씻고 연고 바른 뒤 밴드로 묶어두는 게 좋다. 그래야 회복속도가 빨라진다.


5. 종합감기약

상공에서 떠 있는 시간이 많고, 특히 이착륙을 할 때 코감기라도 걸려있다면 고막이 상당히 아프다. 이건 경험해 본 사람만이 안다.ㅋㅋㅋ 아파서 귀를 부여 잡지만 나아지는 건 없다. 간단한 감기약은 기내에도 상비하고 있지만, 여름나라, 겨울나라 스케줄에 따라 적응해야 하는 나라 온도나 체감온도가 다르다보니 개인적으로 챙겨둬도 좋을 거 같다.


6. 인후통 인후염

기내가 건조하다보니 때로는 장거리 비행에서 돌아왔을 때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경우가 있다. 기내에서 목소리가 사라지려는 조짐을 보이면 마음씨 따뜻한 크루는 완전 뜨거운 물에 차 + 레몬을 우려내서 마시라고 하는 경우가 있다. 뜨겁게 마셔야 균을 죽일 수 있다던데, 경험상 효과는 별로 못 봤다. ㅋㅋㅋ 누군가는 오히려 찬 걸을 먹어서 균이 활동할 수 있는 온도를 낮춰야 한다는 말도 하는데, 이건 아직 시도해보지는 않았다.

나에게 효과있는 방법은 우유를 뜨겁게 데워서 마시기이다. 목구멍에 있는 이물질이 같이 내려가게 하겠다는 생각으로 천천히 마셔준다. 나는 이 방법이 매번 효과가 있는데, 아무래도 이물질을 흡착하는 역할이 우유성분에 있지 않을까 추측해본다. 긴 비행 다녀와서 쉬는 날이 주어지면 따뜻한 우유 한 잔 마시고 한 숨 푹 자면 몸의 회복이 빨라진다.


6. 충혈된 눈 치료약

렌즈를 끼는 사람에게 꼭 필요하다. 혹은 스모키 눈화장을 즐겨하다면 꼭 챙겨야 할지도 모르겠다.ㅋㅋㅋ 중동에 있다보니 눈화장이 과하게 들어간 크루들을 많이 본다. 처음에는 클레오파트라 눈매처럼 눈화장이 과하다 싶을 정도로 어색하지만 보다보면 예뻐보일 때가 있다. 한 번은 따라해보겠다고 눈 아래에도 진하게 화장을 했다가 화장품이 눈에 잘못 들어갔는지ㅋㅋㅋ 눈이 충혈된 것처럼 벌겋게 보인 적이 있다. 해외 어디서든 약을 구하는 건 어렵지 않지만, 당장 급할 때 찾을라 하면 미리 구비되어 있는 게 좋다.

안약에도 산성 성분이 들어가 있지 않은 건조한 눈에 눈물 공급하는 용도의 일반 점안액이 있는가 하면, 눈에 들어갔을 때 찌릿찌릿한 느낌과 싸함이 전달되는 안약이 있다. 후자의 안약은 살균작용도 있어 다래끼가 올려오려거나 할 때 사용해주면 미연에 커지는 걸 방지할 수 있었다. 한국에 와서도 눈이 충혈되거나 피곤할 때 종종 사용하는데, 개인 비상용으로 챙기면 좋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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