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 끝에 기다리는 것
첫째, 둘째는 아이들을 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아내님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금방 수술을 마칠 거라는 이야기와는 다르게 한 시간이 넘도록 아내님이 나오지 않았다. 간호사님 안내에 따라 신생아실 밖에서 셋째 사진을 찍는 즐거움도 잊은 채 아내님을 기다렸다. 중간에 담당 의사 선생님이 나와 곧 나올 거라며 안심시켰으나 다시 30분 정도의 시간이 흘렀다. 초조한 마음에 지나가는 간호사를 붙잡고 물어봐도 금방 나올 거라는 답변만 할 뿐이었다.
1분 1초가 정말 길게 느껴졌다. 대답 없는 셋째를 보며 ‘엄마 괜찮겠지? 언제 나올까? 빨리 보고 싶다.’ 라며 혼잣말을 했다. 아내님을 기다리던 그 시간 동안 아내가 얼마나 나에게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존재인지 다시 한번 깨달을 수 있었다. 마침내 의사 선생님이 나오시고 수술이 길어진 이유를 설명해 주셨다. 두 번의 제왕절개 때문에 근육과 근섬유, 피부 간 유착이 심해서 다른 사람보다 두 배 이상 시간이 걸렸다고 했다. 다행히 수술은 잘 되었는데 출혈이 있어 피 몽우리가 생길 수 있으니 상황을 지켜보자고 했다.
초췌하게 누워있는 아내를 보니 눈물이 났다. 애써 참으며 아내가 마취에서 깰 수 있도록 계속 말을 걸었다. 셋째 사진도 보여주고 농담도 던지고, 옆에 기다리던 분은 첫째 낳으러 왔는데 일 걱정을 하길래 예전에 나를 보는 거 같더라, 그래서 절대 후회할 짓 하지 말라고 말해줬다... 와 같이 시시껄렁한 말을 꺼냈다. 어느 정도 의식이 돌아온 아내는 눈물을 흘렸다. 셋째 울음소리와 내 모습에, 어린이집에서 씩씩하게 지내고 있을 아이들을 생각하니 너무 행복해서 눈물이 난다고 했다. 덩달아 나도 눈물이 흘렀다. 이 순간이 너무나 고맙고 축복같이 느껴졌다. 아내는 몸은 아프지만 행복이 무엇인지 새삼 느끼게 된다고 말했고 나는 그 의미를 쉽게 알아차릴 수 있었다.
나는 여태 행복을 너무 멀리서 찾았다. 하지만 돌아보면 행복은 늘 곁에 있었다. 이제는 아이들이 밝고 건강하게 지내는 일상에서, 아내님이 사랑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는 일상에서, 연민과 이타심을 가지고 주변을 살피는 분들 모습에서 언제나 행복을 찾을 수 있다. 심지어 깨끗한 공기와 맑은 날씨, 공사장 귀퉁이에 핀 한 송이 민들레를 보면서도 행복을 느낄 수 있다. 내가 이렇게 변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가족 덕분이다.
많은 분들인 셋째를 낳았다는 소식에 축하를 해주면서도 걱정스러운 말을 건넨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어떻게 셋을 키우냐며 걱정하는 게 대부분이다. 그러나 우리 가족에게만큼은 조금도 걱정거리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이전보다 더 큰 사랑과 행복을 느끼기에 그들에게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라고 격려해 준다. 언젠가 그들도 느낄 테지만 조금이라도 빨리 그 사실은 깨달았으면 한다.
가족이 있기에 오늘도 매 순간 행복을 느낀다. 모든 분들도 행복 가득한 순간을 보냈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