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시선으로, 아이 마음으로
매번 가던 길이라 익숙하게 지나친다. 비슷비슷한 환경, 비슷비슷한 꽃, 비슷비슷한 곤충, 비슷비슷한 사람들... 유심히 볼 것도 특별할 것도 없다.
그러나 아이들은 가던 길을 멈추고는 한참을 들여다본다. 익숙한 듯 익숙하지 않은, 아니 매 순간 모든 것이 아무리 항상성을 지니려고 해도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아는 듯 다름을 발견해 낸다.
고가도로 아래 계란꽃과 큰금계국 사이를 해치고 나아간 아이들이 큰소리로 나를 부른다. 가까이 다가갔더니 한 평 남짓한 공간에 산딸기가 자리 잡고 있었다. 영롱한 빛을 내는 산딸기는 입맛을 다시는 아이들 입술처럼 탐스러워 보였다.
“아빠, 산딸기 맞지? 먹어도 돼? 얼른 사진(구글 렌즈) 찍어봐!”
아이의 재촉에 폰을 꺼내 들고 사진을 찍었다. 산딸기가 맞다. 하나를 냉큼 따서 후후 불어 먼지를 날린 후 입으로 쏙 밀어 넣었다. 오물거리는 내 입을 세상 신기한 듯 바라보는 아이들 시선에 더 과장해서 감탄사를 내뱉었다.
빨갛게 잘 익은 놈으로 하나를 따 먹고는 엄마 생각이 났는지 몇 개만 따가자고 했다. 각자 두 개씩, 엄마는 안 먹었으니 세 개를 주자고 말하는 아이 마음 씀씀이도 예쁘다. 결국 아이들과 아내님이 세 개씩 먹었지만, 아이들 덕분에 산딸기보다 달콤한 하루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