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았다!

성장하는 즐거움♥

한창 기어 다니면서 중간중간 궁둥이를 실룩거리던 셋째가 앉았다. 본인도 놀랬는지 어안이 벙벙한 표정. ㅎㅎㅎ 아직 6개월도 안 됐는데 너무 빠르다며 빨리 크는 걸 못내 아쉬워하는 아내님. 나 역시 마찬가지다. 그리고 주말부부를 하느라 아이가 커가는 모습을 함께 할 수 없는 아쉬움이 겹겹이 쌓인다. 그럼에도 아이가 성장하는 것은 상당히 즐겁고 신비로운 일이다. ^^

이제는 잠시도 눈을 떼기가 힘들다. 아직 중심을 잘 잡지 못해 바닥에 쿵 쓰러지기도 하고, 발발 거리면서 기어 다녀 이것저것 주워 입으로 가져간다. 첫째와 둘째는 셋째를 위해 베개 벽을 둘러 동생만을 위한 공간을 만들어 주고는 자신들이 가지고 놀던 인형을 꺼내 주었다. 아직 베개 하나보다도 작은 셋째가 베개 벽을 타 넘기는 아직 어려워 보여 안심이다. 하지만 이것도 조만간 넘어서겠지.

어린이집 안 가고 아빠랑 놀 거라며 울먹이던 둘째를 겨우 달래서 먼저 보냈다. 어제저녁 과식을 한 탓인지 속이 좋지 않다던 첫째를 병원에 데려갈까 싶었는데, 배를 문질러주고 책을 읽어주다 보니 컨디션이 좋아졌다고 해서 어린이집으로 데려다주었다. 이유식과 분유를 먹은 셋째마저 막 꿈나라로 보냈다. 시간이 벌써 11시를 훌쩍 넘었다. 아이들과 함께 있다 보면 시간 가는 줄도 모르겠다. 이런 게 바로 찐행복이겠지. ♥♥♥

아내님에게 "육아휴직 한 번 더 쓸까? 신에게는 아직 두 번의 육휴가 남았사옵니다."하고 장난처럼 슬쩍 물었더니 애 셋 키우는 것도 이제 익숙해져서 괜찮다고 한다. 아내님은 내가 자기를 걱정해서 그렇게 말한 줄 아나보다. "힘들면 말해. 돈이야 천천히 모으면 되고 진급 못해도 회사 오래 다니면 되지 뭐." 나 역시 은근슬쩍 그런 의도인 양 답했다. 사회생활 11년 차. 임기응변 스킬이 만렙을 달성한 거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