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곧 부처고 예수다

아이를 통한 깨달음

by 팥쥐아재

나는 보통 새벽이나 잠들기 전 명상을 한다. 세상이 고요함에 가득차 있어 명상하기 딱 좋은 시간이기도 하고 아무에게도 관섭을 받지 않는 유일한 시간이기 때문이다. 간혹 아이들이 잠에서 깨어 내가 명상하고 있는 것을 볼 때가 있다. 처음에는 무얼하는지 모르고 달려들어 나를 주화입마에 빠지게 고통스럽게 만들기도 했지만 이제는 명상이 무엇인지, 왜 하는지 이해하고 있다.


한 번은 첫째가 화를 내고 울 때 천천히 심호흡을 시킨 적이 있다. 아이는 몇 번 따라더니 금세 진정되었다. "아빠 따라 천천히 숨 쉬니까 눈물이 멈췄어요!"라며 신기해했다. 사실 명상은 어려운 것이 아니다. 크게 심호흡을 하는 것이나 일상에서 숨을 고르게 쉬는 것 역시 명상의 일종이다. 아이에게도 천천히 심호흡하는 게 명상이나 마찬가지라고 했더니 어렵지 않다며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본인이 화가 난 감정을 추스리는데 직접적인 효과를 경험해서 그런지 자연스레 받아들였다. 아주 가끔 잠자리에 누워 잠이 오지 않을 때 바르게 누워 함께 명상하자고 먼저 말할 때도 있다. 그런 모습을 보면 참 기특하고 대견스러워 보인다.


그렇다고 명상이 만능은 아니다. 다른 날 첫째가 투정부리며 울 때 심호흡을 시켰더니 "아무리 해도 계속 눈물이 나." 라고 말한 적도 있었다. 당연한 일이다. 아무리 명상을 하더라도 성인이 아닌 이상 화가 나고 또 그 화를 주체하지 못할 때가 많다(성인에 가까운 틱 낫 한 스님도 아주 화가 나서 상대를 때리고 싶은 마음이 든 적이 있다고 고백했다!). 나 또한 자주 부정적인 감정에 휩싸이고 꽤 오랫동안 그 감정에 갇혀 아까운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곤 하기 때문에 아이가 쉽사리 감정을 추스리지 못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즉각적인 효과가 없을지는 몰라도 계속해서 명상을 하고 마음챙김 수련을 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성숙한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운동도 규칙적으로 꾸준히 해야 효과가 있는 것처럼 명상 역시 규칙적으로 꾸준히 해야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더라도 깨달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오늘 아침에 일어나 명상을 한다며 눈을 감고 앉아 있는 아이들 모습이 나에게는 곧 부처고 예수처럼 보인다. 언제나 지금처럼 평온을 유지하기를, 세상 모든 아이들이 언제나 밝고 건강한 마음을 유지할 수 있기를 간전히 바란다.


늘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축복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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