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빨리 크는 아이들

아이를 통한 깨달음

by 팥쥐아재

일주일에 한 번 집에 올 때마다 부쩍 큰 듯한 아이들 모습에 깜짝깜짝 놀랄 때가 있다. 이번에 둘째는 기저귀와 빠이빠이를 했다. 예전에는 놀다가 쉬를 하고 난 후에 “아빠 쉬해쪄.”라고 말했었는데 이제는 놀다가도 쉬가 마려우면 화장실로 후다닥 뛰어 간다. 허둥지둥 바지를 내리는 모습도, 졸졸졸~ 화장실에서 들려오는 물소리도 그렇게 정겨울 수 없다. 가끔 밤에 잘 때는 지도를 그려 짠내와 축축함을 선물하긴 하지만 이것도 점차 안정되어 가고 있다. 조만간 새벽에 깨어 아이 옷을 갈아입히는 번거로움도 사라질 듯 하다.


또 하나 둘째의 성장은 표현하는 어휘가 늘었다는 점에서도 찾을 수 있다. 이제는 제법 문장으로 말하기도 하고 생각지도 못한 말을 불쑥 내뱉기도 한다. 한 번은 첫째에게 책을 읽어주느라 둘째를 약간 방치 아닌 방치를 하게 되었는데 나에게 몹시 서운했나보다. 옆에서 눈치를 보며 한참을 뒤척이다가 아내님에게 쪼르르 달려가더니 “엄마, 심심해. 놀아줘.”라고 말했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소리치고 울기 바빴던 녀석이 감정을 표현하고 대화하려는 모습을 보니 마냥 대견스럽다. 새벽 6시에 일어나 나를 흔들며 “아빠, 아침이야!” “오늘 비 안 와?”라고 물어 보는 모습마저 너무 사랑스러워 조금 피곤하긴 하지만 아침부터 기분 좋은 하루를 시작한다. ^^


EEB09303-E831-41D1-A440-8F58E72E23EC.jpeg


첫째는 부쩍 어른스러워졌다. 동생을 괴롭히던 말썽쟁이에서 듬직한 형아가 되었다. 예전 같으면 자기 먼저 그네 밀어달라며 투정부렸을 아이가 이제는 직접 동생 먼저 밀어준다. “율아 꼭 잡아. 조심조심.” “무서워? 형아가 멈춰 줄게.” 라며 동생부터 챙긴다. 흙놀이를 할 때도 힘이 부족해 땅을 잘 파지 못하는 동생을 도와가며 놀아준다. 동생을 배려하고 사랑하고 아껴주는 형아. 내가 어릴 때부터 보아오던 우리 형의 모습과 겹쳐 보여 괜스레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리고 조금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아빠가 집에 없을 때 윤이가 엄마말 더 잘 듣고, 동생 잘 돌봐야 해.” 라고 몇 번을 말했던가. 아직 어린 아이에게 너무 큰 책임을 지운 건 아닌지 후회스럽기도 하다. 만약 내가 조금 더 안정적이고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능력이 있었더라면, 조금 더 일찍 부에 관심을 가지고 경제적 자유를 갖춰 놓았다면 아이가 아이답게 자라는 모습을 보면서 함께 지낼 수 있었을 텐데하는 아쉬움이 든다.


아이가 커가는 모습을 매일 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아주 큰 행복이다. 모든 부모님들이 그 행복을 놓치지 않으셨으면 한다. 오늘도 세상 모든 아이들이 밝고 건강하게 지내기를!
고마워. 사랑해. 축복해~^^

매거진의 이전글아이는 놀이를 통해 성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