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를 다스리는 아이

아이를 통한 깨달음

by 팥쥐아재
화가 날 때 크게 숨을 쉬어요. 후~ 후~ 후~♬

아이들이 신나게 춤추며 노래 부른다. 어린이집에서 새로 배운 노래라며 몇 번이나 연달아 부른다. 아이들의 이런 재롱이 한 주가 쌓였던 피로와 스트레스를 샤르르 녹여 없앤다. 그런데 아이들이 부르는 동요의 듣고 있다 보니 가사 내용이 깊이가 있다. 적어도 나에게는 작은 깨달음을 깨우치는 순간이었다.


나는 화가 많은 편이다. 명상과 운동을 꾸준히 하는 이유 중 하나는 화를 바르게 다스리기 위함이었다. 화가 많은 내 성향 때문에 아이들에게 미안했던 적이 많았다. 버럭 거리는 나를 보면서 혹시나 나를 닮지는 않을지, 혹은 화가 가득 담긴 내 유전자가 아이에게 전해져 선천적으로 화가 많아지지는 않을지 걱정되었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원래 화내고 때 쓰는 게 일상이라고 좋게 말씀해 주시는 분도 계시지만, 화를 다스리지 못해 여러 번 안 좋은 일을 겪은 적이 있는 나로서는 아이들 앞에서 더 신경을 쓰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화는 어릴 적부터 다스릴 줄 아는 습관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선은 부모가 본보기를 보여야 한다. 아내님의 경우, 화를 낼 줄 모르는 성격이기도 하고, 간혹 화가 나더라도 상당히 잘 다스릴 줄 알기 때문에 좋은 모범 사례가 된다. 반대로 언제나 문제는 나였는데, 불쑥불쑥 차오르는 화를 참지 못해 아이들에게 화를 낼 경우가 종종 있었다. 처음 의도는 아이들이 예절이나 공중도덕을 잘 지키기를 바라는 순수한 마음이었을지 몰라도, 훈육을 하다가 화를 참지 못하는 순간부터는 본연의 목적을 잃어버리기 일쑤였다. 화를 내면서 내가 그 화에 잠식되어 주체할 수 없게 되었고 화가 화를 부르는 악순환이 지속되었다. 다행히 지금은 부정적인 연결고리를 끊기 위해 관련 책을 읽고, 아내님의 영향을 받으며 꾸준히 마음 챙김을 하면서 어느 정도 화를 다스릴 수 있게 되었다. 다행히 요즘은 아이들에게 화를 내는 일이 거의 없어졌는데 그 영향 때문인지 아이들 태도도 상당히 달라졌다.


첫째는 울기도 많이 울고 잘 삐치는 성격이었다(내 어릴 적 모습을 고스란히 보는 것 같다;;ㅎㅎ). 가끔 화가 나면 "아빠, 엄마 미워!"라며 소리를 질렀는데 요즘에는 그런 행동을 보이지 않는다. 심지어는 둘째가 귀찮게 하거나 속상하게 해도 예전만큼 신경질적으로 대하거나 동생을 때리지 않는다. 정말 화가 나서 힘들 때는 "엄마, 아빠. 도와주세요!" 라며 도움을 청한다. 그러면 우리가 나서서 중재하고 첫째에게 잘했다고 격려해준다. 그러면 아이는 다음에도 현명하게 대처하게 되고 선순환이 지속된다!


한 번은 첫째가 만들어 놓은 블록을 둘째가 망가뜨리는 일이 있었다. 첫째는 많이 속상했는지 울먹거리며 도움을 청했고, 아내는 천천히 심호흡하자며 같이 숨을 깊게 들이마시기 시작했다. 네다섯 번 정도 심호흡을 한 뒤 첫째가 내뱉은 말을 듣고 너무 놀랍고 기뻐서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첫째는 둘째를 바라보며 "착해져라. 착해져라. 착해져라."라며 주문을 걸었다.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상당히 우스꽝스러운 상황이었다. 울다 그쳐서는 마법의 주문을 거는 모습이란! ㅎㅎ 엉뚱하기는 하지만 순수하고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여하튼 예전 같았으면 화를 내거나, 울거나, 동생을 밀쳐버렸을 텐데 이제는 자신의 화를 다스리며 동생까지 변화시키려고 노력했다. 그 모습에서 또 한 번 아이를 통해 깨달음을 얻었다.


틱 낫 한 스님은 "화는 아이와 같다." 고 표현하셨다. 내 마음에서 아이(화)가 울고 있다면 날뛰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 아니라 감싸 안아주고 달래야 한다는 의미다. 지금도 가끔 마음에서 아이가 울기도 하지만, 따뜻하고 다정하게 대하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내가 화를 잘 다스릴수록 나와 내 가족 역시 화를 잘 다스릴 수 있다는 사실을 이제는 알기에 더 정성스럽게 대하려고 한다.





화 없이 즐겁고 행복한 하루 보내셨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축복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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