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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iel Jan 16. 2020

無題

4月이 오면

4月은 가장 잔인하다고 하는데
이는 오히려 따뜻했던 겨울,
망각의 눈으로 덮여 있던 겨울이
이제 막 끝났기 때문입니다.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았다면
아마 잔인한 일도 없겠지요.
하지만 어떻게 아무 일도 없이
여름을 맞이할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나는 알고 있습니다.

아무 일도 안 일어나고
아무도 안 오고
아무도 안 떠나는
지루한 4月을 견뎌 내는 것도
여름을 기다리는 일입니다.

<파우스트>의 메피스토펠레스는 그리스어인데
‘빛을 싫어하는 자’라는 뜻을 가진 말입니다.
메피스토펠레스는 먼저 인간의 理性을 욕했습니다.
인간의 理性만큼 악마에게 불편한 것은 없기 때문입니다.

나무를 가꾸는 사람도 묘목이 파란 싹을 틔우면
꽃이나 열매가 다가올 세월을 꾸며줄 것을 알고 있습니다.

free illustration by Michelle,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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