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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iel Feb 23. 2020

물새의 이륙

희망의 모험, '지금 이 순간, 먹든지 마시든지'

새가 물 위를 박차고 오른다! 가슴 한켠에 한 줄기 바람이 분다.
[한강 청담나들목 / 2020.2.20 목]

시인 황지우는 1983년에 이런 시를 지었다.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 영화가 시작하기 전에 우리는 / 일제히 일어나 애국가를 경청한다 / 삼천리 화려 강산의 을숙도에서 일정한 군을 이루며 / 갈대숲을 이룩하는 흰 새떼들이 / 자기들끼리 끼룩거리면서 / 자기들끼리 낄낄대면서 / 일열 이열 삼열 횡대로 자기들의 세상을 / 이 세상에서 떼어 메고 / 이 세상 밖 어디론가 날아간다 / 우리도 우리들끼리 / 낄낄대면서 / 깔쭉 대면서 / 우리의 대열을 이루며 / 한 세상 떼어 메고 / 이 세상 밖 어디론가 날아갔으면 하는데 / 대한 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로 / 각각 자기 자리에 앉는다 / 주저앉는다 /


그리고 가수 이상은은 1995년에 '새'라는 노래를 불렀다.


/ 날아오를 하늘이 있으니 / 내려오지 마 / 이 좁고 우스운 땅 위에 / 내려오지 마 / 네 작은 날개를 쉬게 할 곳은 없어 / 내려오지 마 / 이 좁고 우스운 땅 위에 / 내려오지 마 / 네 작은 날개를 쉬게 할 곳은 없어 / 어느 날 네가 날개를 다쳐 / 거리 가운데 동그랗게 서서 / 사람들이라도 믿고 싶어 / 조용한 눈으로 바라보며 / '내겐 아무 힘이 없어요 날아오를 하늘이 멀어요' / 내려오지 마 / 이 좁고 우스운 땅 위에 / 내려오지 마 / 네 작은 날개를 쉬게 할 곳은 없어 / 가장 아름다운 하늘 속 / 멋진 바람을 타는 너는 눈부시게 높았고 / 그것만이 너 다워 /


2020년 지금 이 순간!

/ 새는 이제 세상을 뜨지 않고 다시 / 다른 물속으로 / 힘차게 온몸을 던질 것이야 / 머리는 움직이지 않고 / 눈은 정면을 응시하며 다시 / 급. 강. 하. /



지금 이 순간, 먹든지 마시든지


'인간은 지금 이 순간에서 멀리 달아나려고 합니다. 그의 정신은 시간을 죽이는 법을 개발하는데 활용됩니다. 그는 지금 이 순간을 살지 않고 전혀 알지 못하는 공상의 세계 속에서 살아갑니다. 추상적으로 환치된 과거와 미래는 존재하지 않으며 영원성으로 접근할 수 도 없습니다. 영원성은 오로지 현재에 맞닿아 있고 온전히 지금 이 순간 현존하는 사람에게 그 영원성을 줍니다. 영원성에 도달할 수 있는 사람과 영원한 현재에 이미지 가운데 살 수 있는 사람은 오로지 지금 이 순간 속에 있는 사람입니다.'


<어느 위대한 정교회 신학자, '영적 삶의 나이'>


'희망의 모험이 시작되는 곳은  바로 지금입니다. 우리가 손에 쥔 유일한 시간은 지금뿐입니다. 과거는 이미 지나갔고 미래의 존재 여부는 아무도 모릅니다. 우리의 재산은 현재입니다. 지금 이 순간을 산다는 것은 우리 시대의 규칙입니다. 이 시대의 광란한 리듬 안에서 살기 위해, 지금 이 순간 지상 삶을 영원한 삶의 과정 속에 삽입하기 위해 우리에게 주어진 유일한 기회인 지금 이 순간에 머물러야 합니다.'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구엔 반 투안 추기경, '지금 이 순간을 사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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