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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iel Mar 10. 2020

한국의 5060 뉴시니어 세대탐구(2)

소비를 통해 본  5060 뉴시니어, 과거 실버와는 확연히 다른 세대

<소비의 역사>에서 설혜심 연세대 교수는 ‘소비는 삶의 편의성을 넘어 본질적인 인간의 욕망을 둘러싼 행위이며, 사람들은  행위를 통해 스스로의 정체성을 드려내려 한다라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호모 콘스무스(Homo Consumus),  소비하는 인간이 어쩌면 현대인의 가장 중요하고 고유한 특징이 될지도 모른다. 소비성향 혹은 소비의식을 통해 5060 뉴시니어 세대의 특징을 살펴보자. 특히 과거 실버세대와는 어떤 측면에서 차별화되는지,   ‘뉴시니어인지 살펴보자.


컨설턴트이며 저널리스트로서 일본 시니어 비즈니스에 대해 연구를 활발하게 해온 것으로 알려진 야마사키 신지는 2006년에 발행된 그의 저서 <50~60대 마음을 읽어라>에서 시니어 시장의 변화를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시니어 시장에서 제안되는 상품이나 서비스에 나타나는 시니어에 대한 접근 방향은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는 노령학적인 접근으로 이는 인간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나타나는 신체적, 정신적 기능의 노화 혹은 변화에 맞추어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글자를 크게 한다’ 든지 ‘손잡이를 단다’ 등의 케어 혹은 돌봄시장으로, 주로 불편함을 없애는 Barrier Free 컨셉이다.


두 번째는 시니어를 ‘소비경험이 풍부한 숙련된 소비자’로 보는 관점이다. 시니어 세대는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소비에 대한 안목과 더불어 돈과 시간이 있으며 게다가 이미 생활에 필요한 물건들은 거의 갖추고 있다. 까다롭고 우량한 소비자인 시니어들의 경우 조금 비싸더라도 자신의 가치관에 맞는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구매의사가 높다는 것이다. 과거 실버세대의 경우 여생을 소일하며 보낸다는 이미지가 강한 반면, 뉴시니어는 경제적으로 안정된 소비력과 은퇴 후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다는 의식 그리고 건강한 신체를 바탕으로 자신을 위한 합리적 소비에 적극 나서는 세대인 것이다. 


이같은 뉴시니어 세대에게 ‘Senior Friendly’는 수용되지만 ‘노인전용’은 거부될 것이다. 즉 이들은 건강하고 아름답게 늙어가는 well-aging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야마사키 신지는 일본 뉴시니어 시장의 7가지 소비의식을 제시하고 있는데 최근 한국의 5060 뉴시니어 세대를 보다 잘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시간을 어떻게 알차게 보낼 것인가?

그들은 ‘시간 소비자’들이다. 은퇴하고 자녀들이 독립한 뉴시니어 세대는 시간은 많지만 결코 한가하지 않다. 무엇을 위해 그 시간을 쓸 것인가, 돈을 들여서라도 시간을 가치 있게 쓰고 싶어 한다. 시간 사용에 대한 납득할 만한 요소가 필요한 세대이다. 특히 여성 뉴시니어의 경우 자녀들이 독립한 후 시간을 더욱 자신을 위해 사용하고 싶다.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

그들은 순환하는 인생을 살고 있다. 평균 수명과 건강 수명 연장으로 은퇴 후 제2의 인생, 다시 시작하는 인생에 대한 욕구가 강하다. 여성 뉴시니어는 막내의 독립 이후, 남성 뉴시니어는 은퇴가 전환점이 된다. 다시 무엇인가를 배우기 시작해 볼까 혹은 연애를 다시 해도 좋을 것 같다는 느낌이다. 그들은 60세를 넘어 70세까지는 건강하게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내게 가치 있는 것은 무엇인가?

그들은 단호하고 주체적인 사람들이다. 풍부한 인생경험, 세상에 대한 스스로의 안목에 대한 자신감, 미디어보다는 입소문에 대한 높은 친화성, 그들은 신뢰하는 사람 그리고 가치관이 동일한 사람들과 ‘믿음의 벨트’를 구축하고 있다. 주관적이고 과감하고 주체적인 판단을 하는 그들은 판매자에게 다소 벅찬 소비자 집단이다.

어떻게 나의 자리를 만들어 나갈 것인가?

그들은 횡적 커뮤니티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특히 종적 사회 중심으로 살아온 남성 뉴시니어들이 낯선 횡적 커뮤니티 환경에 적응하는 시기이다. 뉴시니어 세대는 이런저런 분야의 지적 생산자들이며 은퇴 후 자신의 의견이나 활동이 사회에 도움이 되길 바라는 자아실현과 사회참여 욕구를 지닌 사람들이다.

어떻게 하면 안심하고 살 것인가?

뉴시니어는 활동적이고 건강하게 살고 있지만 그들도 경제와 건강에 대한 불안을 안고 사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과거 고령자들과는 결이 다른 불안이다. 뉴시니어 세대 안에도 경제적 차이가 있지만 상당수의 뉴시니어는 일 년에 한 번 정도 부부여행 특히 해외여행을 하려 하고 손주에게는 무언가 해주고 싶어 한다. 기초생활에 대한 불안보다는 소비와 관련된 것이다. 그리고 건강수명에 대한 걱정을 하고 웰다잉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한다.

어떻게 하면 소중한 인연을 만들 수 있을까?

살롱문화를 추구하는 성향, 그들은 여전히 건강하고 활기찬 삶 그리고 이전에 없었던 새로운 삶을 만들어 나가려는 세대이다. 제2의 인생을 맞아 자아실현과 사회참여욕구 만족을 위해 활발하게 새로운 커뮤니티에 참여하며 좋은 사람들을 만나 새로운 동료 그리고 친구 관계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다.

앞으로 얼마나 살 수 있을까?

그들도 인생을 역산하며 살고 있다. 남겨진 인생에서 마지막까지 충실한 삶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다. 인생에서 앞으로 남아 있는 것들이 소중하고 무언가를 이루며 즐거움을 누리고 싶다는 소원이다. 절대로 ‘앞이 뻔하다'는 식의 부정적인 관점이 아니다.


한편 지난 2017년 삼정 KPMG 경제연구원은 <고령사회 진입과 시니어 비즈니스의 기회>라는 보고서를 발표하였는데 이 보고서에서 분석하고 있는 뉴시니어 세대의 특징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즉 돌봄과 부양의 대상인 고령자 혹은 과거 실버세대와는 다르게, 뉴시니어는 비교적 안정된 경제력과 인생의 황혼기가 아닌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다는 의식 그리고 적극적이며 미래지향적인 성향을 바탕으로, 자신을 위한 합리적인 소비와 새롭고 다양한 시도를 마다하지 않는 활동적이고 젊은 세대이다. 그렇게 자각하고 있는 세대이다.


그들은 처음 경험하는 인생의 새로운 단계에서 적어도 70세까지는 ‘건강하고 활기차게 살다가 홀연히 떠날 생각’을 강하게 가지고 있는 '돌아온 젊은 형님, 누님, 오빠, 언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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