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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iel Jun 19. 2020

미래와 현재에 대한 단상

스티븐 컨의 <시간과 공간의 문화사>를 읽고 씀

미래를 경험하는 두 가지 방식


인간은 근접한 미래(immediate future)를 두 가지 방식으로 경험한다. 첫째는 능동성(activity)이다. 개인은 미래를 향하여, 사건들을 통제하면서 환경 속으로 돌진한다. 둘째는 예기(expectation)인데, 미래가 개인 쪽으로 다가오는 상황이다. 개인은 미래에 대해 충분히 알고 있다고 자각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오히려 압도적인 환경 앞에서 위축된다.


현실 속 개인은 능동성과 예기의 중간 어딘가에서 근접한 미래를 경험한다. 곧 닥쳐올 미래에 대한 불안과 위축감 속에서 한편으로 능동적인 통제 감각을 유지하면서, 미래를 받아들이고 동시에 환경 속으로 돌진한다.


현재에의 고착


자신의 현재가 붕괴될 것이라는 두려움 속에서 미래는 여전히 닫혀 있거나 심지어 차단되어 있다고 느낄 때, 인간의 정신은 흐릿해지고 망상에 빠진다. 어떤 경우 죄의식에 사로잡혀 옴짝달싹할 수 없다는 감각에 지배당하기도 한다. 그리고 ‘현재에의 고착’이 발생한다. 시간의 흐름으로부터 고립된 현재, 과거와 미래로부터 차단된 현재에 개인은 갇히게 되는 것이다.


현재에 갇힌 개인은 삶의 연속성에 대한 감각을 상실하면서, 모든 과거를 멀리 떨어진 그래서 더욱 강렬한 것으로 의식하게 되고, 과거는 마침내 이상화된다. 또한 불안과 위축감 속에서 가까운 미래를 수동적으로 경험하게 된다. 때로는 신경증을 겪기도 한다.


‘현재에의 고착’, 이를 식별하지 못하면 삶의 성찰이나 성숙 그리고 진정한 기쁨과 역동성이 희미해진다. 개인의 삶이 시간의 흐름 속에서 매우 개별적으로 인식되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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