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한 짧은 메모 5 #노란사람이고 싶다.

by 난동경


나는 친절한 사람이고 싶었다.

만만한 사람이 되고 싶었던 건 아니다.


나는 착한 사람이고 싶었다.

하지만 누군가의 거친 말을 필터 없이 다 받아들이고 웃어넘기는,

바보 같은 사람이고 싶었던 건 아니다.


나는 공감할 줄 아는 사람이고 싶었다.

그렇다고 옳고 그름도 없이 모든 일에 그저 “응, 알겠어”라고 말하는

무색무취한 사람이 되고 싶었던 건 아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내가 그리고 싶은 나

사람들이 바라보는 나 사이에는

묘한 거리감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사람들은 나에게 말한다.

“친절해.”

“착해.”

“순해.”

“공감 잘하잖아. 역시 F ”



한때는 그게 칭찬인 줄만 알았다.

하지만 이제는 좀 헷갈린다.

그 말들이 꼭 좋은 말 같지만은 않다.

그냥, 내가 만만한 사람처럼 느껴진다.



지나간 시간들을 가만히 돌아보면,

정작 중요한 순간들에서

나는 늘 상처받지 않는 사람처럼 굴었다.



받아들이고, 넘기고, 웃어버렸다.

그러니까 사람들도

“쟨 괜찮을 거야.”

“쟨 이해해줄 거야.”

그렇게 쉽게 생각했던 것 같다.



나는 그저,

다정한 사람이 되고 싶었던 것뿐인데

어쩌다 이렇게

가벼운 사람, 만만한 상대로 소비되어 왔을까?


그래서 문득 생각해본다.

앞으로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지금까지와는 정반대로

좀 더 선을 긋고, 똑 부러지게, 단호하게 살아야 할까?


그런데 말이지

모두가 그렇게 살아가야 한다면

이 세상이 너무 칙칙해지지 않을까?

색깔로 따지면, 다들 까만색이 되어버릴 것 같다.


나는 그냥

노란 사람이고 싶다.


조금 화사하게,

조금 말랑하게,

조금 덜 단단해도 괜찮은 사람.


그렇게 살아가다 보면

언젠가는 누군가,

그 노란색을 알아봐 주지 않을까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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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한 노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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