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친절한 사람이고 싶었다.
만만한 사람이 되고 싶었던 건 아니다.
나는 착한 사람이고 싶었다.
하지만 누군가의 거친 말을 필터 없이 다 받아들이고 웃어넘기는,
바보 같은 사람이고 싶었던 건 아니다.
나는 공감할 줄 아는 사람이고 싶었다.
그렇다고 옳고 그름도 없이 모든 일에 그저 “응, 알겠어”라고 말하는
무색무취한 사람이 되고 싶었던 건 아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내가 그리고 싶은 나와
사람들이 바라보는 나 사이에는
묘한 거리감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사람들은 나에게 말한다.
“친절해.”
“착해.”
“순해.”
“공감 잘하잖아. 역시 F ”
한때는 그게 칭찬인 줄만 알았다.
하지만 이제는 좀 헷갈린다.
그 말들이 꼭 좋은 말 같지만은 않다.
그냥, 내가 만만한 사람처럼 느껴진다.
지나간 시간들을 가만히 돌아보면,
정작 중요한 순간들에서
나는 늘 상처받지 않는 사람처럼 굴었다.
받아들이고, 넘기고, 웃어버렸다.
그러니까 사람들도
“쟨 괜찮을 거야.”
“쟨 이해해줄 거야.”
그렇게 쉽게 생각했던 것 같다.
나는 그저,
다정한 사람이 되고 싶었던 것뿐인데
어쩌다 이렇게
가벼운 사람, 만만한 상대로 소비되어 왔을까?
그래서 문득 생각해본다.
앞으로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지금까지와는 정반대로
좀 더 선을 긋고, 똑 부러지게, 단호하게 살아야 할까?
그런데 말이지
모두가 그렇게 살아가야 한다면
이 세상이 너무 칙칙해지지 않을까?
색깔로 따지면, 다들 까만색이 되어버릴 것 같다.
나는 그냥
노란 사람이고 싶다.
조금 화사하게,
조금 말랑하게,
조금 덜 단단해도 괜찮은 사람.
그렇게 살아가다 보면
언젠가는 누군가,
그 노란색을 알아봐 주지 않을까 하고